미국의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 기업인 ‘앱 아카데미(App Academy)’가 ‘후불형 수업료’로 화제다. 취업을 못하면 수업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12주 간의 소프트웨어 개발 교육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 앱 아카데미를 소개했다. 앱 아카데미는 수강생들이 취업할 때까지 돈 한 푼 받지 않는 ‘후불형 수업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후불형 수업료’ 제도에 의해 앱 아카데미의 수강생들은 교육을 모두 이수하면 등록할 때 냈던 보증금 5000달러(약 563만원)를 즉시 환불받는다. 대신 취업한 후 첫 연봉의 22%를 교육비로 지급한다는 조건이 있다.
앱 아카데미의 최고경영자(CEO)이자 공동창업자인 쿠시 파텔은 이것을 ‘윈윈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도는 우리가 많은 사람들을 교육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업도 성공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수강생이 취업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수업료를 받지 못한다는 위험이 있지만 파텔은 앱 아카데미의 수강생 중 70%는 교육 이수 뒤 첫 3개월 안에 취업하고, 1년 안에 98%가 취업에 성공한다고 밝혔다.
수업료도 정액제가 아니라 정률제를 채택하고 있어 개개인이 버는 연봉에 따라 달라진다. 파텔은 교육을 모두 이수한 수강생들이 보통 8만5000달러(약 9600만원)에서 11만달러(약 1억2400만원) 사이의 연봉을 받기 때문에 수익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이러한 앱 아카데미의 수익 모델은 수강생들에게 환영받고 있다. 앱 아카데미의 교육 이수자들 중 80%는 만약 수업료가 후불이 아니었다면 등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앱 아카데미의 교육 이수자인 베타니 하일랜드는 “후불형 수업료 제도는 내게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내 인생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사무실 공유 서비스 기업인 ‘위워크’라는 스타트업에 취업해 학자금대출과 앱 아카데미 수업료를 모두 갚아나가고 있다.
한편 앱 아카데미의 수업료 모델에 대한 논란도 있다. 앱 아카데미가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뉴욕과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르면 같은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개인마다 다른 수업료를 지불하는 방식은 불법이기 때문이다.
현재 앱 아카데미는 이와 관련해 주 의회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후불형 수업료 제도가 수강생들을 도제식 노예 상태에 빠뜨린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앱 아카데미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에서 매년 2만명의 지원서를 받는다. 이 중에서 선발된 수강생은 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파텔은 “사람들이 우리 교육 프로그램에 더 많이 관심 가질수록 선발 기준도 더욱 까다로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티잼 박혜연 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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