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델타항공, 세 번째 갑질 논란…유아 동반한 승객 쫓겨나

델타항공이 기내 좌석에 카시트를 설치한 뒤 2살 아들을 앉게 한 부부에게 내릴 것을 요구해 또 다시 갑질 논란에 시달렸다. 사진=유투브 영상 캡쳐

미국 델타항공이 2주 사이 무려 세 번째 '갑질'을 벌이며 승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델타항공 기내 좌석에 카시트를 장착하고 2살짜리 아이를 앉히려던 부부가 기내에서 쫓겨난 사연을 소개했다.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에 사는 브라이언·브리타니 시어 부부는 지난달 23일 하와이 공항에서 각각 2살·1살 배기 두 아들과 함께 LA행 델타항공에 탑승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이언은 자신의 옆좌석에 카시트를 장착하고 2살 아들을 앉혔다.

이때 갑자기 한 승무원이 다가와 "2살 이하 어린이는 좌석에 혼자 앉을 수 없다"며 "델타항공과 연방항공국(FAA) 규정에는 2살 이하 유아는 부모의 무릎에 앉히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에 브라이언 부부는 "아이가 앉으려는 좌석은 사전에 돈을 주고 구입한 것"이라며 "1살짜리 아들을 무릎에 앉고 타야 해 2살짜리 아들을 좌석에 앉히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부부는 "당초 18세 큰 아들 메이슨과 함께 LA에 가기 위해 티켓 1장을 더 끊었으나, 아들이 다른 비행기로 가는 바람에 좌석에 여유가 있어 2살짜리 아이를 태우려 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승무원은 계속 규정을 운운하며 2살 이하 어린이는 좌석에 혼자 않을 수 없다고 되풀이했다.

미국 언론들은 해당 승무원이 언급한 규정은 '오류'였다고 전했다. 델타항공과 FAA 규정에 따르면 2살 이하 어린이는 비행 시 안전 확보를 위해 카시트를 장착한 좌석에 앉히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들 부부와 승무원 간 실랑이가 이어지자 다른 승무원들이 다가와 브라이언 부부에게 기내에서 내릴 것을 요구했다.

실제로 브라이언 부부가 올린 영상을 보면 "즉각 내리지 않으면 체포돼 감옥에 갈 것"이라는 승무원의 음성이 담겨있다.

브라이언은 승무원에게 "우리 가족이 비행기에서 어디에서 머물러야 하며, LA공항에 어떻게 갈 수 있느냐"고 묻자, 해당 승무원은 "선생님, 그것은 당신이 책임져야 할 몫"이라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브라이언은 "델타는 우리가 타기 전에 이미 오버부킹이 돼있었다"면서 "우리가 기내에서 내리자 대기 고객을 채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들 부부는 다음날 귀가하기 위해 비용 2000달러(약 227만 원)를 추가 지출했다고 미국 언론들은 덧붙였다.

디지털뉴스본부 송윤정 기자 singaso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