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전망에도 롯데칠성·한화테크윈 등 큰 폭 상승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지배구조와 사업재편 소식에 관련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와 사업재편으로 인한 경영 효율성 강화 기대감이 투자심리와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주가는 최근 7거래일 연속 상승해 주당 180만원선을 회복했다. 7거래일 상승폭은 27%에 달했다. 롯데쇼핑 역시 6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주가 상승폭이 20%에 육박했다. 두 종목 모두 연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한화테크윈의 주가도 사업재편 소식이 알려진 전 거래일 3%이상 상승했다. 이달 들어 가장 큰 폭이다.
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이 부정적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 주가 상승세는 기업내부 구조변화에 따른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롯데칠성,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상장 계열사를 각각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한 이후 신설된 4개 투자회사를 롯데제과 투자부분을 중심으로 합치는 방법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화테크윈은 물적 분할을 단행해 항공기엔진ㆍCCTVㆍ산업용로봇, 방위산업, 에너지장비, 산업장비 등 4개 부문을 각각 별도의 회사로 분리할 방침이다. 존속법인 한화테크윈은 방위산업을 맡고 한화다이나믹스는 방산, 한화파워시스템은 에너지장비, 한화정밀기계는 산업장비를 책임지는 식이다. 한화테크윈은 순차적으로 CCTV 사업도 물적 분할할 계획이다.
지배구조 개편과 사업 분할에 따른 변화에 시장의 기대치는 높다. 증권사들은 올해 롯데쇼핑과 롯데칠성의 실적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기업가치 재평가에 주목했다.
특히 지주사 전환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롯데쇼핑에 대해서는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의 분할비율을 고려할 때, 사업부문의 가치가 가장 크게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계열사로 주목을 받았다. 롯데칠성은 사업회사로 분할된 서초동부지의 가치를 1조5000억원으로 평가하고 계열사 지분을 경쟁사 가치로 재평가할 경우 현재 주가 기준의 상승 여력은 47.8%에 달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사업과 관련한 손실 확대가 불가피하고 주력인 국내 백화점과 마트 영업실적 개선이 더딜 전망"이라면서도 "분할합병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본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까지 롯데쇼핑의 이익 전망치를 내리지만 지주사 전환으로 경영투명성, 효율성 등이 제고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며 "롯데칠성의 경우 서초동 부지 토지가치와 롯데리아 등 비상장사의 기업공개(IPO)로 투자자산의 가치가 부각될 확률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화테크윈에 대한 기대감도 실적보다 사업구조 개편에 보다 더 쏠리는 모습이다. 한화테크윈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0%이상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64.7%, 94.8% 급감했다. 실적을 기반으로 한 분석을 내놓은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목표가를 내린 반면 사업구조 개편 결정 직후 보고서를 발표한 KB증권과 대신증권은 목표가를 올렸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계성이 높은 사업들 사이의 신설법인 설립으로 효율적인 비용 및 인력관리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자금조달 측면에서 긍정적이면서 장기적으로도 분할신설회사들의 사업 확장으로 지분매각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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