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고 볶는 조리과정 통해 간편함 외 요리하는 기쁨까지
롯데마트 '요리하다', 이마트 '만들기 키트', 일인용식탁 '봉달이 만능소스', CJ제일제당 '백설 쿠킷' 등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간편식(HMR) 업계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간편함은 물론 요리하는 즐거움과 손맛까지 느낄 수 있는 '반편식'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반편식은 '반만 편한 간편식'의 줄임말로, 전자레인지나 프라이팬에 데우기만 하면 음식이 완성되는 대부분의 일반적인 간편식과 달리 칼로 썰고 기름에 볶는 과정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이러한 반편식은 간편식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부각되고 있다.
3일 농식품유통교육원에 따르면 2009년 7100억원에 불과했던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난해 2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17%의 성장률을 이어갔다. 올해는 2조7000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간편식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관련 제품도 봇물처럼 나오고 있다. 특히 단순히 완제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간편식이 아니라 손맛을 더할 수 있는 반편식이 '3분요리'와 '쿡방' 사이의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내놓은 '백설 쿠킷'은 주재료를 제외한 부재료와 소스, 파우더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가 직접 고른 주재료에 파우더를 입혀 튀김을 만든 뒤 소스로 맛을 가미하는 방식이다. 부재료를 동봉해 요리에 필요한 식재료를 하나하나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인 것은 물론 모든 양념류의 배합비를 맞춰 탕수육이나 닭강정처럼 일반 가정에서 쉽게 맛을 내기 힘든 요리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롯데마트는 가정식 브랜드 '요리하다'의 전체 상품 중 약 20%를 채소를 다듬거나 볶는 등 간단하지만 별도의 조리과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품으로 구성했다. 이 상품들의 경우 손질된 주재료와 소스는 제품에 동봉돼 있지만 부재료는 빠져 있어 음식을 완성하려면 부재료를 구입해 손질하고 직접 요리까지 해야 한다. 제품 겉면에 요리에 필요한 부재료들의 양과 조리시간 등이 표시돼 있는 것은 물론 사전 품평회 등의 엄격한 품질 관리 과정을 거쳤기에 누구나 손쉽게 일정 수준의 맛을 낼 수 있다.
이마트의 '만들기 KIT'은 주재료와 부재료 모두 없이 반죽과 각종 소스 등으로만 구성됐다. 소비자가 주재료와 부재료를 구입해 손질 한 뒤 제품 뒷면에 적힌 조리법을 따르기만 하면 그럴듯한 음식이 완성된다. 또한 조리법을 친절하게 설명해 소비자가 느끼는 요리 체감 난이도를 낮췄다. 식재료는 충분하지만 반죽 제조와 소스 만들기 등 난이도가 제법 높은 요리 과정에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라면 구매해볼 만하다.
일인용식탁에서 출시한 '봉달이 만능소스'는 '만능양념 요리백'이라는 새로운 콘셉트로 탄생한 제품이다. 고기, 해물, 채소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는 만능양념이 담긴 지퍼 파우치형 패키지 안에 식재료를 넣어 재운 뒤 꺼내면 구이, 볶음, 탕, 찌개, 비빔, 무침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 각 요리에 적합한 조미료의 비율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양념을 재울 별도의 그릇 또한 필요하지 않아 요리에 서툴고 살림살이가 부족한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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