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역대 대선 여론조사 분석
2,3위 후보 역전하는 '실버크로스'는 1997년부터 4번 연속 일어나
4번 모두 진보, 보수정당 후보가 제3당, 무소속 후보 '추월'
1,2위 후보 바뀌는 ‘골든크로스’는 2002년 노무현 후보가 유일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바짝 추격하면서 2위와 3위가 바뀌는 ‘실버크로스’가 실현될 지가 선거 막판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홍 후보는 최근 발표된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의 격차를 오차 범위 내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TV조선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8~29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다자(多者) 가상 대결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1%)에서 안 후보 21.0%, 홍 후보 15.4%로 나타났다. 두 후보 간 격차는 5.6%포인트로 오차 범위 이내였다.
홍 후보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초반의 불리함을 딛고 급속히 따라붙어 이제 양강구도를 형성했다”며 “이 추세라면 막판 대역전이 눈앞에 보인다”고 말했다.
대선까지 8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홍 후보의 장담대로 역전이 가능할까.
한국갤럽이 실시한 역대 대선 여론조사(대선 45일전~대선 당일)를 분석한 결과, 1987년 직선제가 부활된 이후 실버크로스는 1997년 대선부터 지난 대선까지 4번 연속 있었고, 그 중 한번은 골든크로스로 이어졌다.
실버크로스는 1997년 대선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에 역전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를, 2007년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이회창 무소속 후보를, 2012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추월한 경우가 있다. 노무현 후보는 실버크로스의 여세를 몰아 대선 24일 전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까지 제치는 골든크로스를 이뤄낸 뒤 대권을 거머쥐었다.
4번의 실버크로스 모두 제3당 혹은 제3지대 후보가 진보 혹은 보수를 대표하는 정당 후보에게 역전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진보 혹은 보수층의 표심이 각 진영을 대표하는 후보에게로 결집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홍 후보가 약진하고 안 후보 지지율이 급락하는 것도 역대 대선에서 나타났던 표심의 흐름과 유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4번의 실버크로스 중 3번은 대선 40일~30일 전인 11월에 일어났고, 2007년 대선에서는 대선 1주일 전에 나타났다.
2007년 대선에서 여당 후보였던 정동영 후보는 대선 한달 전 갑자기 출사표를 던진 무소속 이회창 후보에게 밀리면서 12월 초까지 5%포인트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대선(12월 19일) 열흘 전 조사에서 정 후보는 18.6%을 기록해 이 후보(19.0%)를 박빙의 차로 추격한 뒤 일주일 전 조사에서 정 후보 20.3%, 이 후보 17.3%로 역전에 성공했다. 대선에서 정 후보는 25.1%의 득표율로 2위, 이회창은 13.5%로 3위에 머물렀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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