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세 가지 치료원칙…'피부관리' '약물요법' '환경 관리'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아토피 피부염은 한 사람의 삶을 뒤바꿔 놓을 만큼 고통스러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피부가 가렵고 심하면 진물까지 나는 경우도 흔합니다. 그런데 국내에서는 환자 규모가 기준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진료인원만 놓고 보면 매년 약 100만 명 규모입니다. 대한아토피협회는 600만 명으로 추산합니다. 인천성모병원 조상현 피부과 교수는 잠재적 환자까지 감안하면 약 1000만 명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로 보는지에 따라 규모가 확연하게 다른데, 중요한 것은 아토피는 아직 그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이 때문에 치료하는 방법도 매우 다양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까지 나오기도 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기본 상식을 통해 잘못된 처방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토피, 알아야 한다"=아토피 피부염은 영유아기부터 주로 발생하는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 만성 알레르기 피부 질환을 말합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지목되는 것으로는 유전적, 환경적, 면역학적 이상 반응과 피부 보호 장벽의 이상 등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아토피를 정확하게 알면 대응할 수 있는 길도 열립니다.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가능한 옷을 헐렁하게 입는 게 좋습니다. 환자들이 가장 심한 건조감을 느끼는 계절은 여름이 아니라 오히려 겨울입니다. 부모가 아토피 피부염이 있으면 2세도 걸릴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집니다. 스트레스는 아토피 피부염을 더욱 악화시킵니다. 스트레스가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 인자라는 것은 수많은 임상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뿐 아니라 알레르기 비염, 천식과 밀접한 관련을 가집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갓난아기일 때, 1세 이전의 아기 때부터 진단이 가능합니다.
◆"아토피, 성장에 따라 부위 달라져"=아토피 피부염은 성장에 따라 그 부위가 달라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태어난 후 2세까지는 주로 얼굴에 많이 발생합니다. 2세 이후에는 대부분 팔과 다리 등 접히는 부위에 그 증상이 나타납니다.
12세 이후에는 이마, 목, 손목, 발목에 건조증 등이 확인됩니다. 점점 성장함에 따라 피부증상 부위가 바뀌고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면서 다른 부위에 생기는 것이 아토피의 특징입니다.
◆"아토피, 이렇게 대응한다"=세 가지 치료원칙은 ▲피부관리 ▲약물요법 ▲환경 관리입니다. 약물요법은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니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습니다. 다만 피부와 환경관리를 철저하게 스스로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특히 집먼지나 혹은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약물치료를 하는 중간에도 이 같은 악조건에 처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집니다.
아토피 환자는 계란, 우유, 콩 등의 음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실내온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실내온도는 겨울에 껴입은 상태에서 18~21도, 여름에 옷을 가볍게 입은 상태에서 집에 있을 때 24~26도가 적당합니다. 습도는 40~6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습니다. 손톱은 가능한 자신도 모르게 긁을 때를 대비해 짧게 자르는 게 도움이 됩니다. 다른 재질의 옷보다 면제품의 옷을 입어야 합니다. 환자에게 애완동물은 안 좋은 영향을 끼칩니다. 가능한 피하는 게 좋습니다.
◆"아토피, 홍삼이 좋다?"=이런 가운데 홍삼이 아토피 피부염에 효과적이란 연구 논문이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조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팀은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마우스에 홍삼을 먹인 뒤 가려움증과 긁는 행동, 염증이 개선되는지 변화를 살펴봤습니다.
조 교수팀은 실험그룹을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하고 홍삼추출물을 복용시킨 군, 면역억제제를 복용시킨 군, 달맞이종자유를 복용시킨 군, 증류수를 복용시킨 군,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시키지 않고 증류수를 복용시킨 군(대조군)까지 총 5개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각 그룹은 긁을 수 있는 그룹과 긁을 수 없는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귀 두께 변화, 경표피 수분손실도, 긁는 횟수 평가, 혈액검사를 통한 알레르기 반응의 지표가 되는 이른바 'IgE'와 'IL-31'를 측정하고 조직검사 등을 확인했습니다.
연구 결과 홍삼이 염증세포 수치인 IgE와 IL-31을 각각 39%, 20.5% 낮춰 염증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표피 수분손실을 20% 감소시켰고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대표적 증상인 가려움증과 긁는 횟수는 40% 낮아졌습니다. 이 같은 결과는 물리적 자극으로 인한 2차 피부손상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토피, 전문가 의견은"=홍수종 서울아산병원 소아천식아토피센터 교수는 "무분별한 식품 제한은 영양에 지장을 줄 수 있다"며 "무조건 (특정 음식을)금지할 게 아니라 체질에 따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은 후 원인 식품만을 제한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이지현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며 "짧은 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 질환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의 치료 또는 조절을 위해서는 피부의 염증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조상현 교수는 "홍삼이 아토피 피부염 예방에 기존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학회에 보고했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홍삼이 아토피 피부염 예방은 물론 염증반응 억제와 가려움증 조절 등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추가로 밝혔고 안전하고 효과적 보조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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