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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주문했는데 선풍기가 왔어요"…1조 공청기 시장의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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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판매 급증하고 있는데 과장·허위 광고 규제 전무
-허위 정보로 공기청정기 구입시 소비자 구제수단 없어
-고가 외산 공기청정기라고 무조건 믿기보다 청정면적·성능 인증 여부 따져봐야

"공기청정기 주문했는데 선풍기가 왔어요"…1조 공청기 시장의 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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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공기청정기라고 해서 구매했는데 선풍기가 왔어요. 어떻게 보상을 받아야 하나요?" 얼마 전 출산을 한 주부 A씨는 아이 건강을 위해 공기청정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여러 제품을 검색한 끝에 그녀는 다이슨 제품을 구입했다. 공기청정 기능이 탁월하다는 홍보글에 이끌린 것이다. 하지만 정작 집에 도착한 제품은 공기청정기가 아닌 선풍기로 인증받은 제품이었다. 그녀는 한국소비자원과 한국공기청정기협회에 문의했고, 한국소비자원과 협회 권유대로 다이슨측에 성적서를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외산 공기청정기 대부분이 공기청정 성능을 과장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관련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소비자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620만원에 판매되는 독일 공기청정기 나노드론은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검증받은 청정면적 15㎡의 10배 이상인 165.3㎡으로 홍보해서 '과장 광고' 논란을 낳고 있다. 160만원짜리인 블루에어 공기청정기도 미국 인증기관 AHAM에서 성적서를 받은 제품(헤파 사일런트 필터 적용)에 비해 청정능력이 떨어지는 필터(스모크 필터)를 사용해 뒷말을 낳았다. 고가 공기청정기로 알려진 200만원대의 아이큐에어사 모델은 전자제품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하는 에너지효율인증조차 받지 않은 채 불법으로 판매되는 중이다.


이처럼 외산 공기청정기들이 성능이 과장돼 홍보되고 있는데도 버젓이 시장에서 팔리는 이유는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국가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가 받아야 하는 인증은 노트북, 선풍기, 냉장고 등 모든 전자제품이 받아야 하는 KC인증(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인증)과 에너지관리공단 인증(에너지효율 인증) 뿐"이라며 "공기청정기 성능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KS인증, CA 인증 등은 업체 자율에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 성능 과장이나 허위 판매에 대해 규제할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필수로 받아야 하는 인증인 KC인증, 에너지효율인증도 허점이 있다. KC인증은 선풍기로 인증을 받은 후 공기청정기로 판매하더라도 이를 제재할 수단이 없다.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에너지효율인증을 받을 때 공기청정면적이 15㎡인 것으로 받았다하더라도 "10회 사용시 150㎡"라는 식으로 홍보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KC인증은 전기 안전 관련 부분만 테스트할 뿐 공기청정기의 핵심 기능인 청정화능력ㆍ탈취성능ㆍ집진효율을 아예 측정하지 않으며 에너지효율 인증에는 청정화능력 외에 다른 성능이 표기되지 않는다. 두 인증 모두 오존발생농도ㆍ집진효율 등은 아예 검증을 받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허위ㆍ과장 정보로 제품을 구입했더라도 구제받을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소보원 관계자는 "공기청정기의 성능과 관련해 구제를 신청하기 위해선 소비자가 고가의 비용을 들여 공기청정기 성능 시험 성적서를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구제 수단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공기청정이 건강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규제 사각지대 상황에서는 여러 가지 논란을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해마다 미세 먼지 문제가 반복되면서 공기청정기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2013년 3000억원 규모였던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1조원, 올해 1조5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기청정기 관련 소비자 불만ㆍ상담도 급증하는 추세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이 기관이 운영하는 '1372 소비자상담센터'이 지난해 접수한 공기청정기 관련 상담 건수는 전년(986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2843건에 달했다.


실내 환경ㆍ공기청정 분야 권위자인 김윤신 세계맑은공기연맹 대표(건국대 석좌교수)는 "공기청정기 시장이 커지는 데 비해 관련 규제 수단이 없어 업체 자율에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관련 제도를 서둘러 정비하고 소비자들도 인증 부분을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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