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드론·공장자동화·첨단운전 시스템 등 개발업체 '아이디어'의 정종척 대표
세계 최초의 가변형 바디 드론 개발
자율주행 드론으로 세계시장 공략
5년뒤 매출 500억원 목표
“한국의 드론(무인항공기)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규모가 작습니다. 드론 업체들의 세계 시장 공략은 필수입니다.”
서울 마포의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정종척 아이디어 대표이사(48)는 “세계 드론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율주행이 가능한 셀카 드론 피타(PITTA)를 제작했다”고 말했다.
아이디어는 자율주행 드론과 공장자동화 프로그램,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을 만드는 회사다. 2015년 설립됐으며 현재 직원은 13명이다.
중소기업이지만 영상인식 관련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 회사명인 아이디어(eyedea)도 눈을 뜻하는 아이(eye)와 생각(idea)을 합성해서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자체 개발해 드론과 시스템에 적용한 스마트 비전 기술이 돋보인다. 스마트 비전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피사체 움직임을 정확하고 빠르게 포착하는 기술이다.
피타(PITTA)에도 이 기술이 적용돼 자율주행이 가능해졌다. 특정인이나 사물을 지정해 피타에게 추적하라고 명령하면 대상을 따라다니면서 자동으로 영상을 촬영한다. 아이디어는 이 기술을 내세워 지난해 대한민국 발명특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정 대표는 “피타는 아이디어의 최신 스마트 비전 모듈이 들어가 조종기가 필요 없이 주인을 따라 다니며 촬영을 할 수 있다”며 “가족과 나들이를 가거나 운동을 할 때 자유롭게 촬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가변형 바디(몸체) 역시 피타가 가진 장점이다. 피타는 평소에는 드론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카메라 부분만 떼어내면 액션캠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개인용 드론은 물론 요새 젊은층들 사이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액션캠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다.
정 대표는 “가변형 바디 드론은 피타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기술”이라며 “자율주행 기술과 가변형 바디 등 다양한 장점을 활용해 드론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디어는 올해 상반기 안으로 피타를 출시할 계획이다. 가격은 30~40만원대로 예상되는데 비슷한 성능을 지닌 기존 드론제품들에 비해 가격이 절반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전세계 동시 발매를 목표로 하지만 우선 목표로 삼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정 대표는 “미국은 전세계 드론 시장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대형 시장”이라며 “미국과 일본, 중국 등 드론이 활성화된 곳을 먼저 공략할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 시장은 미국과 중국 등 드론 선진국에 비해 아직 시장이 작다. 상업용 드론과 개인용 드론을 모두 포함해 올해 3만대 가량 판매가 예상되는데 이는 전세계 300만대에 비해 100분의1로 작다. 아이디어가 국내 시장 보다는 해외 시장을 먼저 공략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정대표는 “국내 드론 시장이 매년 30~40% 이상 성장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며 “드론만 날리면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찾아오는 등 여러 제한이 많았기 때문인데 최근에는 정부에서 나서서 이런 규제들을 풀고 있어서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같은 경우는 드론의 높이와 무게별로 다닐 수 있는 하늘 길을 설정하는 등 드론 관련 규제가 상당히 잘 정비돼 있다”며 “국내 드론 시장도 미국을 따라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드론은 아이디어가 만들고 있는 여러 가지 핵심 제품들 중에 하나다.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핵심 자산인 딥러닝 기반의 영상인식 솔루션을 세계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자체 보유한 영상인식 기술을 글로벌 드론기업과 항공사, 공장자동화가 필요한 대기업, 자동차 회사 등 여러 회사에 공급하는 논의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현재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국내 여러 기업들과 기술 공급과 협력에 대한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여러곳에서 투자도 받았다. 연초 신용보증기금에서 퍼스트펭귄 기업으로 선정돼 향후 3년간 1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게됐다. 최근 유진투자증권에서 진행한 지분투자형 크라우드펀딩에도 참여해 목표 금액인 3억원을 달성했다.
정 대표는 “5년 뒤에는 매출액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아직 회사가 크지 않지만 현재의 성장속도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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