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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마트 간편식 '5성급 호텔' 요리로 만든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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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출신 대형마트 음식 상품개발자
김승재 홈플러스 차장 vs 이병주 롯데마트 대리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대형마트를 누비는 셰프들이 있다. 정확히는 셰프 출신 음식 상품개발자(MD)들이다. 가정간편식(HMR)시장이 급성장하고 대형마트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들도 늘어나면서 이들의 몸값은 날로 치솟고 있다.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셰프 MD들을 십분 활용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음식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왔다. MD들은 호텔에서 나온 뒤 단 하루도 편할 날이 없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포커스人]마트 간편식 '5성급 호텔' 요리로 만든 셰프 김승재 홈플러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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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셋 아빠 마음으로 셰프 때보다 정성스럽게= 홈플러스 HMR팀의 김승재 델리(즉석 조리) 상품 개발 담당 차장은 이제 셰프보다 '유통인' 직함이 훨씬 익숙하다. 홈플러스 입사 10년 차인 그는 과거 전도유망한 요리사였다. 2001년 국제요리대회 코스요리 단체전에서 은상을 받은 뒤 2002년 워커힐호텔에 들어갔다. 그러다 1년 만에 호텔을 나온 뒤로 유통업계에서 음식 MD로 일해왔다. 김 차장은 "소비자와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음식을 직접 개발하고 반응도 즉각 살피고 싶어 셰프를 그만두게 됐다"고 전했다.


나아가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2008년부터 함께한 홈플러스에서 구체화하고 있다. 그는 홈플러스에서 선보인 가장 자랑스러운 상품으로 셰프 시리즈를 꼽았다. 2015년 8월 론칭한 셰프 시리즈 상품에는 치킨, 고시히카리 초밥 등이 있다. 김 차장은 "셰프 치킨의 경우 원료육의 염지 방법, 파우더ㆍ튀김유 사용에 따른 고소함과 바삭함 등을 중심으로 품질 테스트에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모든 원재료를 바꿔가며 많은 테스팅을 거쳐서인지 더욱 애정이 간다"고 말했다.

셰프 치킨을 개발할 때 '웃픈' 에피소드가 있다. 하루는 김 차장이 퇴근해 집에 들어갔는데 둘째 아이가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아빠 혼자서 치킨을 먹고 들어왔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수많은 테스트 조리 과정에서 치킨 냄새가 온몸에 밴 탓이다. 그 아이는 지금도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보다 아빠가 개발한 셰프 치킨을 더 좋아한다.


이렇듯 김 차장이 만드는 홈플러스 음식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가족'이다. 딸 셋을 둔 김 차장은 2013년 설을 앞두고 홈플러스 온라인몰을 통해 차례상 예약주문 배달 서비스를 기획ㆍ진행했다. 제사 음식에 사용하지 않는 양념류(마늘ㆍ파ㆍ고춧가루 등) 없이 간장, 소금, 참기름, 다시마, 생과일, 통북어 등을 사용해 가정에서 준비하는 것만큼 정성스럽게 선보였다.


김 차장은 "지금은 고객 수요뿐 아니라 매장에서의 실현 가능성과 대량 생산 후 전국 매장에서 판매하는 프로세스까지 생각해야 한다"며 "모든 과정에서 문제가 없도록 사전에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힘든 점보다는 보람을 느낄 때가 더 많다"면서 "내가 개발한 상품이 고객들에게 인정받아 매출로 이어질 때와 경쟁사에서 관심을 가질 때 특히 짜릿하다"며 웃어 보였다.

[포커스人]마트 간편식 '5성급 호텔' 요리로 만든 셰프 이병주 롯데마트 셰프(오른쪽)


◆'전쟁터' 같지만 그만큼 큰 보람= 이병주 롯데마트 즉석MS(Meal Solution) 셰프(대리급)는 지난해 1월 대형마트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 셰프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의 리츠칼튼 플로리다 호텔 식당에서 요리사로 근무했다. 이후로도 음식 관련 직종에 종사하면서 HMR 분야에 매력을 느끼던 가운데 롯데마트와 연이 닿았다. 당시 롯데마트는 관련 상품 개발과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다.


이 셰프는 롯데마트의 HMR 브랜드 '요리하다'와 델리 코너 상품 개발을 담당한다. 최근에는 냉장 판매가 가능한 델리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작은 딸기, 블루베리와 리코타 치즈를 곁들인 샐러드와 '골라먹는 유부초밥' 등이다. 특히 골라먹는 유부초밥은 롯데마트를 찾은 가족 단위 고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유부초밥 위에 불고기, 새우튀김, 떡갈비 등을 올려 예쁜 모양과 맛을 동시에 잡았다.


롯데마트에서 1년여를 보낸 소감을 묻자 이 셰프는 "대형마트는 그야말로 전쟁터 같다"며 "빠르게 대처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텔 주방 등에서 일할 때보다 훨씬 치열하게 일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식재료를 찾기 위해 MD와 소통하고 눈높이를 맞추는 작업에 적응하기까지 힘들었다"며 "식재료 구매와 메뉴 개발 등 전략을 공유하는 과정이 예전에 경험한 호텔의 방식과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셰프와 MD 등이 참여하는 '전쟁 같은' 상품기획 회의는 매주 진행된다. 매출과 이익을 분석하는 한편 판매가 부진한 상품의 경우 원인을 찾고 판매 중단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 신상품도 여기서 탄생된다. 1년 전 같은 기간에 선보인 상품에 변화하는 트렌드를 가미해 신상품의 기본 콘셉트를 정한다. 이어 원재료 소싱을 통해 1~3차례 테스트를 진행한다. 신상품이 출시되면 마케팅 부서와 협의해 드디어 매장에서 판매한다.


앞으로도 수많은 고객의 지지를 받는 상품을 만들고 싶다고 이 셰프는 전했다. 그는 "단순히 메뉴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원재료 생산과 출하, 상품화 기획을 총망라하는 셰프 MD에 도전할 것"이라며 "아직 부족하지만 제철 채소ㆍ과일 산지와 출하 과정의 이해, 축ㆍ수산물 유통 과정과 상품화 단계를 공부해 더 좋은 상품을 고객들에게 제안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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