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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올여름 국물없는 라면전쟁…"밀리면 국물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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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없는 라면' 초접전 앞둔 라면 3사 개발자…라면 맛 대결
볶음라면부터 비빔면까지…하루 라면 100~300개씩 맛보며 연구 매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지난해 중화풍 라면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국내 라면업체들이 올해는 '국물없는 라면'에 주력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기존 브랜드를 활용해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는가하면 시장선도를 위해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는 등 각자 차별화된 전략을 내놓고 있는 것. 쏟아지는 라면 중에서도 각 업체들이 올해 전략적으로 내놓는 비국물라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한 달에 라면 100~300개씩 맛보며 올 여름 치열한 라면경쟁을 예고한 각사의 연구개발자들을 통해 각사의 주력 제품을 엿봤다.

◆전여진 농심 수프개발팀 연구원
농심 유일한 볶음라면 '볶음너구리'
"세상의 모든 홍합, 다 먹어봤죠"
해물풍미 한층 더한 '단짠의 조화'

[포커스人]올여름 국물없는 라면전쟁…"밀리면 국물도 없다" 전여진 농심 수프개발팀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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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스테디셀러 너구리에게 35년만에 볶음타입 동생이 생겼다. 국물 없이 불에 달달 볶아 먹는 신개념 볶음라면 '볶음너구리'다. 쫄깃한 면과 진한 풍미의 해물 맛이 일품인 이 제품은 농심의 유일한 해물볶음우동 라면이다.

기존 너구리와 차별화하기 위해 주목한 것은 바로 수프. 전여진 농심 수프개발팀 연구원은 오동통한 면발과 깊은 해물맛이 특징인 너구리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고객의 선호도가 높은 볶음 타입 라면에 집중했다. 얼큰한 너구리의 맛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센 불에 달달 볶은 해물볶음우동 맛을 구현하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전 연구원은 "미각이 예민한 오전에 주로 제품을 평가하며 정해진 식사시간 대신 하루 종일 라면을 맛본다"면서 "볶음너구리 개발을 위해 모든 종류의 홍합을 맛봤고, 제품 출시 이후에도 품질평가를 위해 계속 볶음너구리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스프 연구원은 주로 국물만 먹으며 맛을 평가하지만 볶음너구리는 볶음면이라 면까지 먹어야해 두 배로 배가 불렀다. 조미유에 들어가는 고추씨를 추출할 땐 온 연구실에 매운 향이 돌아 눈물콧물을 쏙 뺐다.


그렇게 만들어진 볶음너구리 매력에 대해 전 연구원은 "단짠의 조화"라는 다섯 글자로 요약했다. 여기에 진공에서 건조한 홍합과 오징어, 새우, 게 등 여러 해물을 넣어 해물 풍미를 한층 더했다. 볶음너구리를 더 맛있게 먹는 팁도 빼먹지 않았다.


그는 "볶음고추조미유는 향긋한 고추기름 향을 더하고 라면을 촉촉하게 만들어 주는 촉매제"라며 "불에서 방금 볶은듯한 해물볶음우동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 별첨스프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귀띔했다.


◆강민수 팔도 연구1팀장
여름 대표라면 '초계비빔면' 새옷
기존 비빔면서 '톡 쏘는 맛' 부각
3년전부터 개발, 한달 120개 라면 먹어

[포커스人]올여름 국물없는 라면전쟁…"밀리면 국물도 없다" 강민수 팔도 연구1팀장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1984년에 출시해 여름 라면의 터줏대감이 된 팔도의 비빔면은 올해 '초계비빔면'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골뱅이와의 조합 등 여느 이색메뉴와 컬래버레이션해도 어색함이 없는 비빔면이지만, 올 여름에는 어떻게 닭고기를 얹을 생각을 했을까.


이를 위해 강민수 팔도 연구1팀장은 3년 전부터 개발에 매달렸다. 19년째 팔도에 몸담고 있는 강 팀장은 지금도 하루에 최소 5개 제품을 시식하며 한 달에 100~120개씩의 라면을 먹으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까지 남자라면, 팔도짜장면, 팔도불짬뽕, 꼬꼬면 등 수많은 히트제품을 만든 그는 이번 초계비빔면에 팔도비빔면의 DNA인 매콤, 새콤, 달콤한 소스 콘셉트를 강화하고 쫄깃한 면발에 주안점을 뒀다.


기존의 팔도비빔면 소스에 식초의 새콤한 맛을 강화하고 겨자향미유를 첨가해 톡 쏘는 매운 맛을 부각시켰다. 면발은 기존보다 약 0.1mm가량 굵게 하고, 감자전분의 함량을 증가시켜 쫄깃한 식감을 강화하고 초계비빔면의 소스맛과 잘 조화를 이루도록 개발했다.


강 팀장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가장 맛있는 라면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 쉽지 않지만 전 연구원들과 밤새며 항상 차별화된 신제품을 만들어 내려고 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어디서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전영일 삼양식품 센터장
업그레이드한 '쿨불닭비빔면' 출시
동치미 국물, 청정 제주산 무 사용
새콤달콤한 시원한 매운맛이 특징

[포커스人]올여름 국물없는 라면전쟁…"밀리면 국물도 없다" 전영일 삼양식품 센터장


30여년 삼양에서 라면 개발자로 있는 전영일 삼양식품 센터장은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에 이어 올해는 '쿨불닭비빔면'으로 여름 라면 시장 잡기에 나섰다. 지난해 한정판으로 출시했던 쿨불닭볶음면을 업그레이드 해서 '쿨불닭비빔면'으로 정식 출시한 것. 기존 비빔면의 새콤달콤한 맛에 불닭볶음면의 매운맛을 더해 다른 비빔면과 차별화를 줄 수 있는 시원한 매운맛이 특징이다.


전 센터장은 시원한 맛을 내는 데에 주력했다. 이에 '동치미 국물'을 사용하기로 하고, 청정지역 제주도산 무를 15일간 숙성시켜 농축한 엑기스상태를 사용해 깔끔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불닭브랜드 시리즈 제품답게 불닭볶음면의 중독성 강한 매운맛을 더했다. 불닭의 감칠맛에 사과와 매실 등 과일의 상큼함을 더해 시원하게 먹으면서 스트레스도 풀 수 있도록 한 것.


전 센터장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운맛을 찾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에 청양고추, 하바네로고추, 베트남고추, 타바스코, 졸로키아 등 세계 모든 지역의 고추를 혼합해보면서 최적의 소스비율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매일 매운 것만 시식하다보니 위가 약한 연구원은 약까지 복용해야했다.


전 센터장은 지금도 제품 품질을 확인하기 위해 하루에 3번 이상 라면을 먹는다. 한 번에 4종류 이상의 라면을 시식할 때도 있어 한 달로 보면 300봉지 정도 섭취한다.


그는 "이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불닭볶음면이 탄생될 수 있었다"며 "K-푸드를 선도하는 제품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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