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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있는 풍경]서울을 달리는 여성 기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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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처럼 멋있어 보여…지구 11바퀴 돌아"
-새내기 기관사, 화장실 참기 제일 힘들어

[사람이 있는 풍경]서울을 달리는 여성 기관사들 ▲왼쪽부터 김연화, 유은실, 송다연 기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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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전국 최대 지하철 노선이 깔린 서울. 시민의 발로 통하는 서울 지하철의 기관사는 총 2000여명이다. 이 중 실제 운전을 하는 여성 기관사는 약 2%, 지하철 5~8호선을 운행하는 27명, 9호선 9명뿐이다.

7호선을 운행하는 유은실(여·48) 기관사는 23년차 베테랑이다. 여군이나 여경처럼 멋있어 보여 시작한 일인데 어느새 강산이 두 번 변했단다. 유 기관사의 운행 기록은 20일 기준 44만6858㎞에 달한다. 최초는 아니지만 최장 기록을 가진 여성 기관사다. 지구 둘레가 약 4만㎞인 점을 감안하면 지구를 11바퀴 돈 셈이다.


유 기관사는 "어두운 곳에서 계속 일하다보니 공황장애나 우울증을 토로하는 동료들이 많다"며 "(터널을 지나 플랫폼에 들어갈 때)시각적으로 어둡고 밝음이 2분, 1분 간격으로 교차하는데 이를 40정거장 정도 반복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하철 기관실은 약 1.76평(5.83㎡). 어른 3명이 타면 꽉 차는 공간이다. 유 기관사와 동승한 기관실에선 어둡고 적막한 터널 속에 지하철 바퀴가 선로에 부딪혀 '철커덩'하는 소리만 요란했다. 기관사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바로 사고로 이어진다는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 한번 기관실에 타면 교대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다. 유 기관사는 최근 시어머니 부고를 듣고도 열차를 운행해야 했다고 한다.


여성이라서 설움을 겪었던 적도 있었다. 지하철 기관사는 지하철 운행과 함께 객실 내부의 안전과 승객 관련 서비스도 책임져야 한다. 예전에 출입문 고장을 확인하기 위해 유 기관사가 내리면 "아줌마가 밥 안 하고 나와서 운전하니까 지하철이 고장난다"고 면박을 주던 사람들도 있었다고. 그래도 칭찬 문자메시지에 힘이 난다는 유 기관사는 "내가 타고 내리는 그 순간까지 사고가 없고 안전운행 하기를 항상 바란다"며 "꽉 차 있던 승강장에서 출발할 때 싹 비워져 있으면 그만큼 뿌듯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입사 3년차 새내기 여성 기관사들의 가장 큰 고충은 화장실 문제다. 신풍승무사업소 소속 송다연 기관사(여·26)는 "한 번 차를 타면 3시간은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차 타기 전에 꼭 화장실을 가고 1시간 반 전엔 물을 절대 안 마신다"고 말했다. 교대로 근무하다보니 불면증도 생겨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여성 기관사도 있다. 복싱을 배우고 있는 김연화(여·26)씨는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시작했는데 체력 단련도 되고 재미가 붙어 간단한 대회도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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