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법원마저 포기한 '국정 역사교과서'…"추가예산 안돼"

시계아이콘01분 2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대구지법, 문명고 연구학교 효력정지 신청 인용
"학생 학습권·교육권 침해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
국정교과서 사용 중·고교 '0곳'…사실상 '폐기' 수순


법원마저 포기한 '국정 역사교과서'…"추가예산 안돼"
AD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법원이 연구학교 지정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사실상 학교 현장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교과서로 수업하는 학교는 단 한 곳도 없고, 연구학교를 통해 교과서를 명목상으로라도 사용하려던 교육부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해당 교육청은 즉각 항소의 뜻을 밝혔지만 소송 기간 등을 고려하면 국정교과서 사용은 사실상 차기 정부의 손으로 넘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7일 대구지방법원은 경북 경산 문명고 학부모들이 경북교육청을 상대로 낸 연구학교 효력정지(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이같은 결정의 주요 근거로는 "국정 역사교과서 적용 시기가 2018년으로 늦춰졌고, 국회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여부가 논의되는 상황에서 문명고 학생들이 보게 될 피해가 크다"는 점을 들었다.


법원은 또 "문명고 1학년 학생들은 국정 역사교과서로 대학입시를 준비해야 하고, 학부모들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학생과 학부모가 국정 역사교과서로 인해 학습권과 자녀 교육권이 침해당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문명고는 본안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국정교과서로 역사 수업을 할 수 없게 됐다. 문명고가 전국 유일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였던 만큼 국정교과서를 수업에서 주교재로 사용할 학교는 단 한 곳도 없게 된 셈이다.


학부모와 역사·시민단체, 야당 등은 법원의 결정에 크게 환영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사교과서국정화저지 특별위원회는 "법원이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해 사실상 폐기 선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유은혜 위원장은 "역사교과서 국·검정 혼용을 명시한 시행령과 고시를 수정하고 2015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새로운 역사교과서 제작 과정도 중단해야 한다"며 "나아가 국정 역사교과서 보급 및 홍보와 관련해 단 1원이라도 추가적인 예산 사용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사법부가 행정부의 권력 남용과 자의적 행사에 제종을 걸었다"며 "국정교과서 철회는 박근혜 탄핵과 마찬가지로 주권자인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국정 역사교과서 고시를 철회하고, 국회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어 법원의 결정이 국정교과서 문제를 마무리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사실상 물거품이 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정부가 이어가기 위해 연구학교 지정이나 보조교재 활용이라는 고육책까지 내놓았지만 학생과 교사, 학부모, 그리고 이제는 법원까지 이를 거부했다"며 "최소 44억원의 사업비를 들인 국정교과서는 학생들이 펼쳐보지도 못한 채 참고자료로만 남게 됐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북교육청은 법원의 결정에 즉시 항고하기로 했다. 향후 본안 소송에서 국정 역사교과서 활용의 취지와 목적을 충분히 설명해 문명고가 연구학교로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역시 "사법부의 판단과 경북교육청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국·검정 혼용으로 교재 선택의 다양성이 보장돼 있고 학교의 자율적인 선택에 의해 결정된 연구학교 운영 효력이 정지된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