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상승세가 꺾인 막걸리 시장이나 위스키 시장 등에서 저알코올 도수를 내세워 새로운 소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평주조는 지난해 저도주 트렌드에 발 맞춰 주력제품 ‘지평 생 쌀막걸리’를 알코올 도수를 5도로 낮췄다. 그동안 막걸리 시장은 알코올도수 6~8%의 막걸리가 톡 쏘는 맛을 내세워 시장을 주도해왔었다.
하지만 막걸리 음용층이 젊은 세대로 확산된 점에 주목한 지평주조는 ‘지평 생 쌀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5%로 조정하고 젊은 여성층 등 신규 소비자 공략에 성공하면서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를 5%로 조정하니 부드러운 맛이 더욱 돋보이게 되었고 맑은 지하수와 국내산 원료를 전통 방식으로 주조해 부드러운 목 넘김과 숙취없는 술로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막걸리 업계에서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막걸리의 시장규모가 최근 5년간 계속 감소하고 있지만, 지평주조는 작년 60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5년 대비 28%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더해 올해 1~2월도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고공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독한 술의 대명사 위스키도 저도주가 인기다.
국내 위스키업체 골든블루는 40도 이상의 높은 도수 위주인 국내 위스키 업계에서 최초로 36.5도 위스키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 위스키 시장이 8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만큼 부진하지만 저도수 위스키를 앞세운 골든블루는 매출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출시 7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0만병을 이미 돌파했고, 현재 기세를 몰아 업계 1위 탈환까지 넘보고 있다. 골든블루 역시 도수를 낮추면서 기존의 유흥업소 중심의 판매방식에서 벗어나 혼술, 홈술족 등 새로운 소비층을 흡수한 것이 매출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와인도 저도주 스파클링 와인이 인기다. ‘홈술(집에서 술먹기)’트렌드와 와인의 대중화가 맞물리면서 도수가 낮아 즐기기에 부담없는 스파클링 와인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의 국내 수입량이 감소했지만, 스파클링 와인의 수입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스파클링 와인은 도수가 5~7%정도로, 일반 화이트와인이나 레드와인보다 도수가 낮고 당도가 높으며 특유의 톡 쏘는 맛으로 여성 소비자를 비롯한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에 출시된 디킨 에스테이트 모스카토는 당분을 넣지 않고 발효시켜 만든 와인으로, 상큼한 청사과의 맛과 톡 쏘는 탄산감, 산도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낮은 도수(7도)로 인해 술이 약한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취하기 위해 알코올도수가 높은 술을 찾던 술 문화가 맛 자체를 즐기는 문화로 바뀌면서 당도가 높거나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는 저도주가 주종을 막론하고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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