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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공화국’ 불황에 자영업자 더 늘었다…증가폭 14년11개월래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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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우리나라가 치킨 공화국도 아니고…."(박근혜 전 대통령, 2016년 4월 재정전략회의 중 발언)


일자리 한파가 지속되면서 '치킨 공화국'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자영업자 증가폭이 지난달 무려 14년11개월래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가 14만명 가량 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들 대부분이 빚을 낸 생계형 창업자라는 점에서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우려된다.

‘치킨 공화국’ 불황에 자영업자 더 늘었다…증가폭 14년11개월래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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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자영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1만3000명(4.0%) 늘어난 55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8월(1.4%)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7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증가폭도 지난해 10월(2.2%) 2%대, 올해 1월(3.2%) 3%대, 지난달 4%대를 돌파하며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달 증가폭인 4.0%는 2002년 3월의 5.0% 이후 14년11개월래 최대 수준이기도 하다.


세부 수치를 살펴보면 영세 자영업자(395만4000명)의 증가세가 특히 두드러진다. 지난달에만 13만7000명(3.6%)이 늘어나 전체 자영업자 증가규모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증가폭이 3%대 후반을 기록한 것은 2002년3월(3.9%)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014년3월(-0.5%)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작년 7월(0.1%)부터 플러스로 돌아섰다.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600만명시대를 앞두고 있다. 한집 건너 치킨집이라는 뜻의 치킨공화국은 이 같은 대한민국 자영업의 현실을 상징하는 단어기도 하다. 최근 자영업자 증가세는 그만큼 고용 시장이 악화돼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젊은 구직자ㆍ은퇴한 베이비붐 세대ㆍ반퇴세대 등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진입장벽이 낮은 치킨집 등 자영업에 너나할 것 없이 뛰어들면서 작년 한 해 동안 7000명이 늘었다. 같은 기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증가규모는 2만8000명에 달한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실업 등 비자발적 사유에 따라 창업한 생계형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고용의 질적 측면도 우려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영업자군에 장년층, 실직자 등이 유입되며 지난달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경기불황 등을 감안할 때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더욱 문제는 이들 대부분이 은퇴ㆍ노후자금을 총동원하거나 빚을 내 창업을 한 케이스라는 점이다. 경기불황으로 매출이 줄고 빚 부담이 가중되면서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되고 있다. 여기에 청탁금지법 시행 등까지 맞물려 영세 자영업 경기는 좀처럼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ㆍ국민ㆍ우리ㆍ하나ㆍ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0조4197억원으로 2010년말 96조639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한 자영업자 가구 평균 소득증가율은 1.2%로 임시ㆍ일용근로자의 5.8%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된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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