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일자리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작년 말부터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 수가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작년 3분기 플러스로 돌아선 데 이어 4분기에는 무려 10만명 가까이 늘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증가세다. 다만 영세 자영업자 대다수가 '생계형 창업'이라는 점에서 불황과 맞물린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수는 403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만6000명 늘었다. 이는 2012년 3분기(10만5000명) 이후 최대이자, 4분기 전체 자영업자 증가(14만명) 규모의 약 70%에 달한다.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 수는 2013년 2분기(-4만2000명)부터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다 지난해 3분기(5만1000명)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어 4분기에는 증가폭을 확대하며 전체 자영업자 증가세를 견인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영세 자영업자 수는 7만명 늘어난 557만명으로 집계돼, 2012년(517만8000명, 12만4000명 증가)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특별한 기술이 필요하지 않은 치킨집 등 창업으로 눈을 돌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용원이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에 비해 실업 등 비자발적인 사유에 따른 생계 목적 창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몰리는 식당 창업 등이 대표적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자영업자 수가 늘어나며 4분기 전체 취업자 수 증가폭도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면서 "경기불황 등을 감안할 때 영세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불황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청탁금지법 시행 등까지 맞물려 영세 자영업 경기는 꽁꽁 얼어붙은 모습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부가가치세를 처음으로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2015년 기준으로 106만8000명, 폐업한 개인 사업자는 73만9000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하루 평균 자영업자가 3000명씩 늘고, 2000명이 사업을 접었다는 것을 뜻한다. 자영업자 3명 중 1명꼴로 생존했다는 의미다. 또한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 가구 평균 소득증가율은 1.2%로 임시ㆍ일용근로자의 5.8%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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