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1번째주'·25% 관세로 압박
"동맹국 정치 혼란 조장해 협상 고지 차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무역 협상 등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최대 우방국인 캐나다를 흔들고 있다. 한국과 프랑스, 독일 등 정치적 혼란을 겪는 나라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축출할 위기를 심화시켜 캐나다의 정치적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많은 캐나다인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길 원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우방국이자 주권국인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 주’라는 표현은 모욕적이다.
이러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첫날 캐나다산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직후 트뤼도 총리가 자신의 자택인 마러라고를 방문하자 이 자리에서도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면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라"라고 말했다. 전날엔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캐나다 부총리 겸 재무부 장관이 트뤼도 총리와 충돌 끝에 사퇴한 것을 놓고 ‘쥐스탱 주지사 밑에 있던 재무부 장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CNN은 이를 두고 "비정상적으로 강경한 접근 방식"이라며 무역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캐나다 정부의 혼란은 더는 좋을 수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1기 때 미국과 충돌했던 프릴랜드 장관을 제거했다"며 "모든 외교 정책을 한쪽만 승리하는 사업상 분쟁과 유사하다고 보는 트럼프 당선인의 견해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트럼프 당선인이 캐나다에 이어 다른 국가로도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CNN은 "동맹국 국내 정치에 개입하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는 한국, 프랑스, 독일 같이 정치적 혼란과 내부 분열로 인해 반격하기 힘든 국가 정부들에 경고가 될 것"이라고 한국을 지목했다. 한국은 대표적인 대미 무역흑자 국가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이라 부르며 100억달러(약 14조5190억원) 규모 방위비를 요구한 바 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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