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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눈물④]"반반, 무 많이" 주다가 폐업할 판…치킨집의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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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전문점 10년 생존율 20.5%에 불과…창업 후 절반가량은 3년 내 폐업
불황에 공급과잉에 AI까지 삼중고…식용유·무값까지 치솟아

[자영업자의 눈물④]"반반, 무 많이" 주다가 폐업할 판…치킨집의 비명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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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치킨집에서 쓰는 대두유는 2만5000원대였지만 이게 지금 3만원대까지 올라갔어요. 대두유에 의존하는 치킨집들은 이보다 비싼 카놀라유, 옥배유 등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구하기 힘들고 마요네즈, 소스류까지 오를 것으로 보여 치킨 자영업자들은 엄청 힘듭니다."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백모씨는 "가뜩이나 근처에 치킨집이 6개나 있어서 경쟁하기 힘든데 AI에 이어 재료값까지 치솟고 있다"며 "그런데도 소비자들은 치킨값이 비싸다고 하니 이러다가 문 닫을 판"이라며 이같이 하소연했다.


최근 외식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자영업자 중 외식업의 폐업률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킨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국내 외식시장에서 치킨 자영업자들의 폐업은 더욱 두드러진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의 '2016년도 식품산업 주요지표'를 보면 2014년 기준 음식점 및 주점업 사업체 수는 전년대비 2.4% 증가해 65만개를 기록했다. 국민 78명당 음식점 1개꼴인 셈이다.


은퇴한 고령층과 마땅한 직장을 구하지 못한 젊은층이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는 개인사업으로 음식점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자영업 중 외식업의 폐업율은 가장 높다.


국세청이 발표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연간 폐업률은 70%인데 이중 치킨집을 포함한 음식점 폐업률은 84.1%에 달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전체 자영업자 중 음식점업을 운영하는 이들의 폐업 비중은 20.6%에 달했다. 폐업하는 곳 5은 음식점이라는 얘기다.

[자영업자의 눈물④]"반반, 무 많이" 주다가 폐업할 판…치킨집의 비명 자료=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외식업 중 자영업자들이 쉽게 뛰어드는 '치킨집'은 어떨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치킨전문점의 평균 생존 기간은 3년도 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생존율은 20.5%에 불과했으며 특히 창업자의 49.2%는 3년 이내에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까지 터져 닭과 오리를 주재료로 한 음식점들의 고충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치킨전문점들의 증가세는 매년 증가세다.


BBQ는 지난해 말 기준 매장 150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bhc는 지난 한 해 동안 매장이 200여개 증가해 전년대비 16.6%가량 늘었다. bhc의 12월 말 기준 매장 수는 1400개로 지난해 말 1199개에서 201개 증가했다. 2013년 독자경영 이후 매장 800여개에서 1400개로 70%이상 증가한 셈이다.


교촌치킨 역시 지난해 매장 수가 총 1014개로 전년대비 소폭 늘었다. 가맹점주들의 매출을 중시하는 교촌치킨은 꾸준히 1000개 수준의 매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매출은 매년 10%가량씩 성장하고 있다.


굽네치킨도 지난 해 매장이 888개에서 949개로 61개 늘면서 1년 전 세웠던 '950개 매장 운영'이라는 목표를 무난하게 달성했다. 이와같은 성장세라면 올해 1000개 매장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동안 네네치킨 역시 1200여개로 유지하고 있다.


1인 가족 증가와 배달문화 확산 등으로 치킨은 매년 인기 배달메뉴 1위를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꾸준히 수요가 발생하고는 있지만, 이처럼 과잉된 시장 속에서 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이들은 '남는 게 없다'고 토로한다. 치킨 한 마리 팔아서 3000원도 남지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치킨업체 한 관계자는 "2012년 가격을 올린 후 지금까지 후라이드값은 제자리"라며 "임대료,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있지만 수년째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 최근 AI로 수요는 줄고 식용유값, 무값까지 급등해 원가부담이 굉장히 커졌다"고 말했다.


또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점주들의 경우, 치킨 한 마리 팔아서 3000원 정도도 남지 않는다"면서 "점주들이 나서서 가격을 올리자고 할 정도로 현재의 가격은 수지타산이 맞지 않지만 일각에서는 항상 산지 생닭 가격과 연결지어 치킨값이 비싸다는 단순한 논리를 들이대고 있고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커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 집 걸러 치킨집'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포화상태가 된 현 치킨시장에 정부가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자영업자 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올 하반기부터 치킨집·커피숍 등 과밀업종에 속하는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한도 등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자영업자간 과도한 출혈경쟁을 막겠다는 의지다.


이에 따라 향후 치킨집을 열려면 어떤 곳에 창업하려는지, 해당 지역에 같은 업종 점포가 몇 개 있는지 등을 살펴본 뒤 대출여부를 결정해야한다. 치킨집 옆에 또 치킨집이 들어서는 경쟁은 다소 완화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한 골목에 4~5개씩 치킨집이 있는데 이는 치킨전문점이 타업종보다 진입장벽이 낮아 보다 쉽게 뛰어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앞으로는 빚 내서 똑같은 곳에 또 매장을 내기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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