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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대선에 '벚꽃분양'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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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들, 봄성수기 4~5월 물량 홍보·모객 우려
일정 당기거나 연기 검토..추가 금융비용도 고민
보유세 개편 등 차기 정권 부동산정책도 변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박혜정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장미대선'이 확정되면서 건설사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분양 성수기인 4~5월에 치르는 대형 정치이벤트가 분양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워서다.

가장 큰 고민거리는 분양일정이다. 지난해 11ㆍ3대책으로 분양일정을 미룬 단지나 조기대선을 염두에 두고 일정을 앞당긴 물량이 더해지면서 이달에만 4만7000여가구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앞서 이달 들어 청약을 받은 14개 단지 가운데 8곳이 1순위 마감에 성공하는 등 분양시장에 점차 온기가 퍼지면서 4, 5월까지 적지 않은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조기대선이 확정되자 건설사들은 또 다시 고민에 빠졌다. 분양마케팅 자체가 대선이슈에 묻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분양이 대선국면과 맞물릴 경우 관심도의 분산으로 홍보나 모객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앞서 지난 18대 대선이 있던 2012년 12월에는 아파트 분양이 한건도 없었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대선국면에선 사실상 1~2개월 정도 현수막 마케팅이 막힌다"면서 "현재 계획대로 4, 5월에 분양을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일부는 3월로 당기거나 5~6월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도 "4월 물량은 월초로 당기거나 5월 중하순으로 미루고, 대선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5월 물량은 하순께로의 조정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분양 일정을 연기할 경우 추가되는 금융비용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연기 자체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차기 정권의 주택ㆍ부동산정책 향방도 건설사들의 고민거리다. 현재로서는 야권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월등히 높은 만큼 주택ㆍ부동산정책도 앞서 지난 10여년과는 전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펴낸 박근혜정부 4년 평가 자료집에서도 토지소유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데다 그간 나온 13차례 부동산대책이 경기부양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돼 주거지표를 악화시켰다는 지적이 있었다. 주택ㆍ부동산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유력 대선 주자들이 보유세 개편 등 보수적인 부동산 정책을 내세우고 있어 대선 이후 부동산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것도 건설사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지지율 선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투기수요를 잡기 위해 현재 국제기준보다 낮은 보유세를 높이겠다는 뜻을 공공연히 내비쳐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전 국민에게 나눠줄 토지배당을 위해 국토보유세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현재 토지자산 규모에 비해 세금(종합부동산세ㆍ재산세)이 턱없이 적고 불로소득이 많은 만큼 수혜대상이 훨씬 많을 것으로 이 시장 측은 보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선거과정에서 관리기조를 강화한 정책이 가시화될 경우 수요자나 공급자 모두 당초 예상보다 관망세를 길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대선주자들의 공약을 보면 기존과는 다른 주거정책으로 가지 않겠느냐"며 "부동산 시장에 안정과 불안정 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당분간 대선 정국에서 수요자 관망세는 짙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대선주자들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이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면서 "공급과잉 이슈도 있는 만큼 관망세로 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불확실성이 걷혀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정치적인 부분이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겠지만 결정적인 것은 대출규제 등 금융 부분"이라며 "불확실성이 걷힌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와 투자자의 움직임이 지금보다 활발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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