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분위기 속 자축 "1600만 촛불 시민, 마침내 승리"
-"혹한의 맹추위도 4개월 간 광장 촛불을 꺼트리지 못해"
-셀카 퍼포먼스·파도 타기 이어져…도심 대규모 퍼레이드 및 총리관저·청와대 행진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문채석·이설·전경진 수습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열린 첫 촛불집회에 오후 7시 현재 50만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연인원 1600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집회는 밝은 분위기 속 서로를 격려하고 다음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 측과 참여자들은 촛불의 승리를 기뻐하며 그 간의 기록들을 되돌아보는 한편 박 전 대통령 구속, 황교안 퇴진, 재벌수사, 사드 철회 등 적폐 청산을 요구했다.
11일 최종진 퇴진행동 공동대표는 20차 촛불집회 기조연설을 통해 "1600만 촛불 시민 여러분, 마침내 촛불이 승리했다"며 "비가 오고 눈이 와도, 혹한의 맹추위도 지난 4개월 간 광장 촛불을 꺼트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 공동대표는 이어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15가 글자엔 1600만 촛불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촛불시민들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마지막 집회를 기념해 퇴진행동은 '촛불집회 종합보고'를 발표했다. 김광일 퇴진행동 집회기획팀장은 "10월29일 첫 촛불집회가 시작되고 1년의 3분의 1이 지났다"며 "1000여명의 발언자가 무대에 올라와 발언을 했고 100여팀이 공연하며 우리 촛불을 응원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음향과 영상을 담당하는 50명의 무대팀들에도 박수를 보낸다"며 "광화문처럼 싸워서 승리하자"고 덧붙였다.
20차례 집회를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여한 자원봉사자들도 무대에 올랐다. 봉사자 이소영씨는 "수백만개의 초를 만들고 오늘 퇴진행동의 마지막 초를 꽂았다"고 말했다. 전현미씨는 "감사했던 분들이 참 많았는데 자기가 쓰던 핫팩을 주시는 분들, 주전부리를 챙겨주시는 분들이 많았다"며 "시각장애인들의 통행 확보를 요청하면 아무 내색 없이 협조해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마지막 발언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무대였다. 김종기 4.16가족협의회 사무처장은 "이 자리에 와주신 민주주의 주권자 여러분이 영웅"이라며 "우리 국민과 제 가족은 포기하지 않았고 드디어 이뤄냈다"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여기서 실망하지 않고 진상규명,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더 앞장서서 행동하겠다"며 "광화문 민주주의 광장을 만들어준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집회가 끝날 무렵엔 촛불 승리를 자축하는 폭죽이 터졌고 셀카를 찍어 '박근혜방빼'로 해시태그 단 다음 인스타그램 등에 올리는 셀프카메라(셀카) 퍼포먼스, 파도타기 등이 이어졌다.
이후 참여자들은 종로와 을지로를 향하는 도심 방면 행진과 총리관저,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행진 대열은 "촛불이 승리했다", "청와대에서 방 빼라" 등 승리의 함성을 외쳤다.
마지막 집회인 만큼 참가자들은 전국에서 모여 들었다. 경북 구미에서 온 정우정(38)씨는 "구미에서도 치킨집이 마비될 정도로 탄핵을 좋아하고 있다"면서 "마지막이라 급하게 기차표를 예매해서 왔다"고 말했다. 정씨는 9살 된 아들과 6살 된 딸, 부인과 함께 집회에 참석했다. 경기도 부천에서 온 이재용(50)씨는 자전거를 타고 이곳 집회까지 왔다. 이 씨는 "(자전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청와대까지 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
이설 수습기자 sseol@asiae.co.kr
전경진 수습기자 kj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