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앞두고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재 앞은 탄핵 찬성·반대 측 시민들이 모여 들어 혼잡하다. 이들은 각각 집회를 열고 서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초조한 모습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도 헌재 주변 경계를 강화하며 양 측의 충돌 차단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탄핵 찬성 측인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헌재에서 가까운 안국역 1번 출구 앞에서 ‘제2차 헌재 앞 긴급행동’을 개최했다. 이들은 탄핵을 기원하는 노래와 발언을 이어가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퇴진행동은 “오늘은 역사적인 일이다. 탄핵 인용은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박근혜 탄핵 촛불 승리’ 피켓을 들고 “박근혜를 감옥으로” “헌재는 탄핵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의 표정은 예상보다 밝다. 탄핵 인용을 확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 민중가수는 무대에 올라 ‘꿈은 이루어진다’ ‘우리의 소원은 탄핵’ ‘아리랑’ 등의 노래를 불러 집회 참가자들의 홍을 돋웠다.
바로 옆인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선 박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친박근혜)단체의 집회가 열리고 있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이 참여해 만든 ‘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아침부터 탄핵 각하를 주장하는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거리에서 밤을 샌 일부 참가자들은 컵라면으로 끼니를 떼웠다.
이들은 애국가와 군가를 잇따라 부르며 탄핵 각하를 확신하고 있다. 이들은 “박 대통령이 탄핵되면 북한 김정은이 좋아한다” “좌빨(좌파 빨갱이)는 다 죽여야 한다” 등의 발언을 했다. 이들이 외치는 '탄핵각하' 구호는 헌재 건물 안까지 크게 들릴 정도다.
현재 경찰은 최상위 비상령인 갑호 비상을 발령하고 9600여명의 병력을 헌재 주변에 배치했다. 헌재 앞 도로 양쪽은 모두 경찰차로 둘러쳐 졌고, 헌재 쪽으로 향하는 시민들은 신분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안국역 2번 출구는 아예 폐쇄됐다. 지상을 통해 1번 출구와 5번 출구로 가는 길도 차벽으로 막혀 있다. 다만 지하철역사나 샛길을 통해 두 집회 장소를 오갈 수 있어 두 집회 참가자들이 말다툼을 종종 벌이고 있다.
한편 이날 선고 장면은 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에 두 집회 주최 측은 각각 안국역 1번 출구와 5번 출구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 두 집회 참가자들은 이 스크린을 통해 탄핵 선고 결과 소식을 듣게 된다. 약 1시간여 뒤면 양 측의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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