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코스피가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10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8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06% 오른 2095.41로 마감했다. 전일(0.61%)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지만 지난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보복 제제 강화로 코스피의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과 비교해보면 빠르게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경계감이 있을 수 있는 시기다. 재닛 옐런 의장을 비롯한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상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시장의 예상은 금리 인상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에 대해 증시가 흔들릴 것이라는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내비친 만큼 시장에 큰 충격을 줄 확률은 낮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1분기 실적 상승이 예상되고 있는 점도 증시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시장의 관심은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3월 FOMC 회의에 모아질 전망이다. 최근 재닛 옐런 의장을 포함한 주요 연준 이사들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3월 FOMC에서의 기준금리 인상은 어느덧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3월 금리인상은 사실상 시장에 노출된 재료라는 점에서 금리인상 자체보다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된 스탠스에 주목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확인심리 속에 3월 FOMC까지는 투자자들의 관망 내지 경계심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2월초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확대와 함께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재차 강화됐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3월 들어 전일까지 5거래일 동안 1조1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매수강도가 오히려 강화되는 가운데 4개월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월 FOMC가 마무리되면 국내 증시는 1분기 프리어닝 시즌에 진입하게 되고, 투자자들의 관심은 점차 실적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2월 이후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점검해 보면 소폭이나마 상향 조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분기 실적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3월 들어 재차 상향 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그널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1980년대 중반 이후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 변화 추이와 산업용 금속 가격의 추이를 함께 살펴 보면, 추세적으로 진행된 모든 금리인상 구간에 있어 산업용 금속 가격의 상승 흐름이 동반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IT 버블 붕괴 당시를 제외하면 모든 경우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흐름은 금리 인상 기조의 마무리 국면까지 이어졌다.
즉, 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이 상당한 정확도를 보여 왔음을 경험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금리인상 국면의 경우 경기 및 인플레이션의 지속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기 위해 이례적인 신중함을 보여왔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Don’t fight the FED(연준에 맞서지 말라)’라는 말을 최근의 변동성 국면과는 다른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결론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과 이를 반영한 시중금리의 점진적 상승 흐름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기존 주도주인 소재 및 은행주들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한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미국 증시는 트럼프노믹스 기대감에 편승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긴축적 통화정책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2015년과 2016년 각각 한 차례에 그쳤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이 올해는 3월부터 시작해서 기조적인 양상을 띨 것을 보인다. 그런데, 1990년대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 기조적인 FRB의 금리 인상기에 미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 대비 초과 수익을 기록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1994~95년 금리 인상 당시에는 시장 소통 부재 속 가팔랐던 금리 인상이 신흥국 증시에 큰 타격을 줬지만, 그 후로는 FRB가 시장 소통을 강화하면서 그런 식의 통화정책을 구사하지 않고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 순응적이면서도 후행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그 결과 FRB 금리 인상기에 글로벌 증시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고 미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를 압도하지 못했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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