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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워치]反이민 트럼프의 모순적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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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워치]反이민 트럼프의 모순적 일자리 창출 황준호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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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지난 1년간 뉴욕 특파원 생활 중 만난 미국인들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제시한 이들은 대부분 트럼프의 백인우호주의에 큰 반감을 드러냈다.

조상이 지구촌 각지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이들 미국인들은 이구동성으로 트럼프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미국이 미국인을 부정하는 법안'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적인 외침이 있는데 그것은 "나는 미국인"이라는 말이다. 자신의 나라에서 자신이 미국 국민임을 주장해야 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영화나 소설도 아닌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미국 사회에서 영주권을 갖고 생활하면서 시민권을 취득하지 않았던 이들이나 영주권을 얻기 위해 미국에 머물던 이들은 캐나다나 다른 나라로의 이주를 고민하고 있다. 갑작스레 삶의 터전을 빼앗기느니 준비된 선택이 낫다는 판단이다.


재미 한국인들도 불안에 떨기는 마찬가지다. 영주권을 갖고 있는 한 한국계 대학 교수는 "영주권자 동포들 사이에서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을 좌지우지 할 미국 대통령의 이민자 배척 정책 때문에 자신의 뿌리를 버리고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게 지금 한국 동포들의 현실이다.


미국으로의 이민이 점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내 저임금 근로자의 수요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낮은 임금을 찾아 해외로 이전하려는 기업들을 윽박질러 미국에 눌러 앉힌 바 있다. 기업들은 채산성이 떨어져 해외 이전을 결정했다가도 트럼프의 관세 폭탄을 두려워하며 해외 공장 이전 계획을 포기했다.


문제는 이들 기업들이 채산성도 나오지 않는 미국 공장들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여부다. 트럼프는 법인세를 낮춰 기업들의 채산성을 맞추겠다는 계산을 내놓고 있다. 한 한국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사실 미국에 남아 있으면 영업 이익률을 맞추기가 어렵다"면서도 "기업들은 적자를 면치 못할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눈 밖에 나서 좋을 것이 없기에, 미국에 투자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들이 채산성을 맞추는 가장 쉬운 방법은 '허리띠 졸라매기'다. 해외로 공장 이전을 포기한 기업들이 공장 인원을 최소화하거나 임금 인하를 통해 고정비를 줄이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저소득 고노동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가 만든 일자리에 고마워할 미국인이 많지 않다는 단순한 계산이 나온다.


미국인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일자리를 채웠던 이민자들마저 미국에 없다면 과연 기업들은 어떤 노동자들로 사업을 할 수 있을까. 모순적 트럼프 정책에 미국의 미래가 심히 걱정되는 대목이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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