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 당선
"프로부터 주부까지 즐기는 환경 조성"
1차 목표는 전국女체육대회 규모 확대
[일산=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1980년대 아시아를 지배한 수영스타 최윤희(50)씨가 지난달 22일 사단법인 한국여성스포츠회 제10대 회장이 됐다. 최 회장은 앞으로 4년 간 국내 여성스포츠계를 이끈다.
한국여성스포츠회는 지난 1981년 만들어져 1990년 사단법인으로 출범, 여성스포츠 저변 확대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늘 내 이름 앞에는 '전 수영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이 붙었다. 다른 이름으로 불려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의 인어'는 당선되자마자 바쁘게 움직였다. 경상북도 예천, 안동을 다니며 시설을 점검했다. 그는 "예천에서 양궁경기장, 안동에서는 수영장을 돌아봤다. 두 곳 모두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고 했다. 최윤희 회장은 "수영 외에 다른 종목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최 회장은 여성스포츠회 출범 멤버다. 그래서 사명감이 남다르다. 그는 "여성 프로 선수들은 물론이고 일반 동호인, 주부들도 자유롭게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전국여성체육대회 규모를 확대한다. 매년 9~10월 전국 여성 스포츠 동호인 약 4500명이 열두 개 종목에 참가하는 대회다. 최 회장은 "재정 지원을 늘리기 위해 기업 등 투자자들을 만나러 뛰어 다닐 생각"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열다섯 살이던 19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여자 배영 100m, 200m, 개인혼영 200m에서 모두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도 배영 100m, 200m에서 아시아 기록을 세우고 우승했다. 1986년 은퇴한 후에는 일본에서 모델, 국내에서 TV리포터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여성 엘리트 선수들이 은퇴한 다음 선택할 진로의 폭이 좁다. 이들에 대한 지원과 멘토링도 과제"라고 했다.
최윤희 회장은 "김연아(27), 손연재(23) 등이 은퇴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면서 "내가 은퇴할 때는 막막했다. 요즘은 방송, 지도자 외에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비롯한 행정 분야 등 선택의 폭이 늘었다. 그럴수록 더 고민이 될 것이다. 은퇴하는 후배스타들에게 선배들이 조언해줄 수 있는 환경과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록스타로 유명한 남편 유현상(63)씨는 최 회장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최 회장과 유씨는 지난 1991년 결혼했다. 최 회장은 "당선이 되고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해준 사람도 남편이고 지금도 내 많은 일들을 뒷바라지해준다"고 했다. 그는 "결혼한 뒤 한 번도 아침식사를 빠뜨린 적이 없다. 회장이 된 뒤에도 가족들 아침밥은 꼭 챙길 것이다. 가정에서 잘해야 밖에서도 일을 잘할 수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