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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주는데 물가 올라…수요·공급 법칙에 무슨 일?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36초

소매판매 3개월 연속 ↓…금융위기 후 처음
빚 부담·소득 감소 등 소비심리 위축
소비자물가 고공행진…국제유가 기저효과


소비 주는데 물가 올라…수요·공급 법칙에 무슨 일?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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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국내 경제에 유례없는 소비 위축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물가는 되려 상승중이다.


수요가 줄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초 원리인 '수요·공급의 법칙'이지만, 현실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과연 최근 한국의 수요·공급 법칙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줄어들면서 전달보다 2.2%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0.3%), 12월(-0.5%)이어 3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소매판매가 3개월 이상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8월∼2008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통계청은 1월 설 연휴 기간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저가의 선물세트가 많이 팔린 탓에 설 특수가 예전만 못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지만, 전반적으로 소비가 극심하게 줄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소비 위축에 여러 원인을 꼽지만 무엇보다 경기 침체 속 13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빚으로 인한 부담 때문에 가계는 빚을 갚거나 이자를 상환하기 위해 소비를 줄인다는 얘기다.


소비 주는데 물가 올라…수요·공급 법칙에 무슨 일? 소비자심리지수 추이(자료:한국은행)



실질적으로 가계소득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소비 감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 가구는 월평균 439만9000원을 벌었다. 명목상으로는 지난해보다 0.6% 늘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외(실질)하면 0.4% 감소했다. 실질 가계소득이 감소한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1.5%) 이후 처음이다.


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년 10개월 만의 최저치인 93.3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소비 부진 흐름이 지속될 경우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인 0% 중반을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위축된 수요와는 달리 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9% 상승했다. 지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로 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데 이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 주는데 물가 올라…수요·공급 법칙에 무슨 일? ▲2017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 [자료 =통계청]



수요는 줄었는데 물가는 오르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또다른 가격 인상 요인인 공급 측면을 살펴봐야 한다.


품목별로 보면 석유류 물가가 13.3% 뛰어 5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 끌어올렸다. 휘발유 가격은 1년 전보다 12.4%, 경유는 18.5% 올랐다.


국제유가가 배럴달 20달러대까지 폭락했던 기저효과가 석유류 물가 상승폭을 키웠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반면 장바구니 물가인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4.8% 오르며 6개월 만에 상승률이 한자릿수로 내려왔다. 채솟값이 안정을 찾았고 조류독감(AI) 여파로 급등했던 달걀값도 전달에 비해 하락추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지난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즉 수요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공급 측면에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인해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가 내려오지 않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라 일반 물가도 함께 오르는 '에그플레이션'에 이어서 경기 침체 속 물가 인상을 뜻하는 '스테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소비 주는데 물가 올라…수요·공급 법칙에 무슨 일? 수요와 공급 법칙(자료:KDI)



☞수요·공급 법칙이란?
위키백과에서는 수요와 공급은 경제학에서 개별 상품 판매자와 구매자의 시장 관계를 나타낸다고 밝히고 있다. 수요와 공급 모형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재화의 양과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을 결정하고 예측한다.


상품 공급이 일정한데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은 올라가고 반대로 수요가 감소하면 가격은 내려간다. 반대로 수요가 일정한데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내려가고 공급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올라간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일치점에서 정해지며 균형가격이라고 칭한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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