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물가상승률이 지난 1월 2.0%에 이어 2월도 1.9%를 기록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부터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는 가격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물가관리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통계청은 2월 소비자물가가 1.9% 상승했다고 3일 발표했다. 4년 3개월만의 최고치였던 전월(2.0%) 대비 상승률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상승률이다.
물가상승의 불씨도 여전히 남아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5%를 기록하며 전월과 비슷한 수준을 이어갔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인플레이션인 식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1.7%로 역시 전월과 동일했다.
근원인플레이션은 공급측면 상승분을 제외한 물가의 기조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앞으로도 1%대 후반 물가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9월(1.3%) 이후 6개월 연속 전년 동기대비 1%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2.3% 상승하며 2개월 연속 2%대를 유지 중이다. 식품이 3.2%, 식품이외가 1.9% 상승했으며 전월세포함 생활물가지수는 2.3% 상승했다.
전월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됐던 신선식품지수는 4.8% 상승, 전월(12.0%) 대비 상승률이 하락했다. 신선식품지수 상승률이 한자릿수로 돌아온 것은 지난해 8월(1.1%)이후 6개월만이다.
신선어개(어류·조개류)가 5.2%, 신선과실이 9.5% 상승했다. 신선채소는 전년동월대비로는 0.8% 상승하는 데 그쳤으며, 전월과 비교하면 오히려 1.8% 하락했다. 우영제 통계청 과장은 "정부의 비축분이 대량 풀리며 배추 등의 채소가격이 안정됐고, 호박 등도 재배면적 확대로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소유주택을 주거 목적으로 사용해 얻는 서비스에 대해 지불한 비용을 나타내는 자가주거비를 포함한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1.9%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농축수산물이 전년동월대비 4.3% 상승, 전체 물가지수를 0.35%포인트 올리는 데 기여했다. 귤이 63.3%, 달걀이 50.6% 상승했으며 오징어가 41.3% 상승했다. 배추와 양배추가 29.6%, 87.1% 상승했으며 당근도 103.8% 올랐다. 반면 쌀은 12.8% 하락했고 상추는 25.2%, 양파는 15.8% 내렸다.
공업제품은 전년동월대비 2.4% 상승했고, 특히 휘발유와 경유가 12.4%, 18.5% 상승했다. 전기·수도·가스는 전년동월대비 8.3% 하락하며 전체 물가지수를 0.35%포인트 끌어내렸다.
서비스는 전년동월대비 2.1% 상승했다. 집세가 1.7% 올랐으며 특히 전세가 3.0% 올랐다. 공공서비스는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했고 개인서비스는 2.7% 상승했다. 특히 보험서비스료가 19.4%, 공동주택관리비가 5.5%, 상승하는 등 개인서비스 부문의 물가상승이 전체 물가지수를 0.85%포인트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고공행진이 두 달째 이어지면서, 정부는 이날 오전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물가관계차관회의 겸 범정부 비상경제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어 관리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과 석유류 기저효과 축소 등으로 추가적 물가상승 압력이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도 "국제유가 변동, 구제역 확산 여부 등에 따른 상하방 변동요인이 상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정부는 향후 유가와 농산물 주요품목의 가격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수급·가격 안정대책을 차질없이 추진하는 한편 편승 인상, 인플레 기대 강화 등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확산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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