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내 사드관련 검색지수 급증…중 정부, 반한공격 가시화
부지 제공한 롯데 중심으로 전개…롯데그룹, 면세점 홈피 다운
한국산 제품 불매운동 확산될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한ㆍ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부지 확정 이후 중국내 여론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향후 한국을 압박하는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012년 조어도(센카쿠열도) 문제를 둘러싸고 중ㆍ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된 것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일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ㆍ미 안보수뇌부가 5월까지 사드 배치를 완료하기로 입장을 밝히고 있어 중국내 여론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며 "더욱이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으로 한ㆍ중간 대화가 원활히 이뤄질 가능성도 낮다는 점은 사드관련 리스크가 상당기간 이슈화될 여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8일 롯데가 사드 부지 제공을 확정한 이후 중국에서는 롯데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한공격을 퍼붓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2일 낮 12시께 이후 롯데면세점의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 홈페이지와 모바일(모바일 인터넷ㆍ앱 모두) 서비스가 모두 다운됐다.
하루 전인 1일에는 중국 당국이 현지 롯데 유통시설에 대해 일제 검점을 벌였다. 중국 전역에서 위생ㆍ안전 점검이 6건, 소방 점검이 4건, 시설 조사가 7건 진행됐다. 롯데는 지난해 11월 경북 성주골프장이 사드 배치부지 후보지로 결정된 직후에도 중국내 롯데그룹 전 사업장에 대한 소방위생점검이 이뤄졌다. 롯데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소방점검 이후 이번처럼 많은 점포에서 점검이 이뤄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8일에는 중국 롯데그룹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을 받아 접속이 중단됐고, 중국 온라인쇼핑몰에선 롯데 관련 상품이 자취를 감췄다. 중국 최대 온라인몰에 입점했던 롯데전문관도 폐쇄됐다
롯데뿐만 아니라 한국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화장품(K-뷰티) 대표 브랜드 아모레퍼시픽 제품 3종이 최근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으로부터 통관 불허 조치를 받았다.
중국 질검총국이 1일 발표한 '2017년 1월 불합격 수입 화장품ㆍ식품' 목록에는 '라네즈 워터사이언스 미스트' 타입 2가지와 화이트플러스 리뉴 에멀젼 등이 포함됐다. 이들 제품은 이미 지난해 10월과 3월 황색포도상구균이 검출돼 품질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뒤늦게 통관 불허 명단에 포함된 것이다. 이번에 수입불허 조치된 43개 가운데 한국 화장품은 아모레 제품만 들어있다.
중국 내에서는 단교에 준하는 보복에 나서야 한다는 강경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1일 기준 중국 최대검색엔진인 바이두에서 사드관련 검색지수가 부지체결 직전인 27일 보다 약 16배가 증가했다. 중국내 사드관련 관심이 높아진 것으로 반한 분위기 역시 악화될 여지가 커진 것이라는 해석이다.
박 연구원은 "사드 실전배치와 관련해 중국 측 여론 등이 더욱 악화될 수 잇음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대중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2012년 조어도 문제를 둘러싸고 중ㆍ일 관계가 악화되면서 일본 자동차 등의 불매운동이 확산됐듯이 사드관련 반한 여론 악화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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