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 이복형인 김정남의 시신을 부검한 말레이시아 당국이 21일 김정남이 심장마비를 일으킨 흔적과 외상은 없었으며 사인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누르 히샴 압둘라 말레이 보건부 보건총괄국장은 김정남 시신이 안치된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신에는 외상이 없었으며 뚫린 자국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의학 표본은 분석을 위해 공인된 연구소에 보낸 뒤 수사경찰에 전달됐다"면서 "이는 사망자의 신원과 사망 원인을 확인하는 것을 의미하며 두 가지는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초 알려졌던 것과 달리 지난 15일 진행된 1차 부검 외에 재부검은 없었다고 말했다.
말레이 당국은 '김철'로 알려진 이 인물이 김정남이 맞는지 신원 확인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누르 총괄국장은 사망자를 '김철'로 지칭하며 아직 DNA 샘플을 제출한 사망자의 친족이 없고 이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친족이 나서지 않을 경우에는 "치아 구조와 의료기록, 수술흔적, 반점 등으로 신원을 확인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남의 부검을 반대하고 결과 역시 신뢰할 수 없다고 한 북한을 의식한 듯 말레이 당국은 부검이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중인 경찰 당국이 전 부검 과정을 지켜보는 가운데 자격을 갖춘 경험있는 법의학 병리학 전문가와 법의학 방사선 전문의, 법의학 치의학자가 부검을 진행했다"고 했다.
이어 "전신 컴퓨터 단층촬영, 내외부 부검, 법의학 치과검사를 거쳤으며 모든 과정은 국제 기준에 따라 전문적으로 진행됐다"면서 "시신은 정중하게 다뤘다"고 강조했다.
김정남은 지난 13일 오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여성 용의자들로부터 독극물로 추정되는 물질의 공격을 받은 뒤 2시간이 채 되기 전에 사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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