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탁업무 통해 금융시장 전체 파이 키워야…겸업주의 정신 필요
은행·증권·보험 공유 업무, 법으로 규제하는 건 신탁업 발전 저해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20일 신탁업 제도 개편을 놓고 금융투자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하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신탁업 제도 개편 문제와 관련해 "신탁업무는 금융내의 특정업권에 제한된 것이 아닌 만큼 신탁업무의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워줘야 한다"며 "겸업주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 회장은 이어 "은행ㆍ증권ㆍ보험업권이 공유하는 신탁 업무를 자본시장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신탁업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규제체계에도 맞지 않다"며 "불특정금전신탁이나 수탁재산 집합운용 역시 논의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금융당국이 오는 10월까지 신탁업 제도 개편안을 내놓는 것과 관련, "은행에 투자일임업을 허용하는 것은 국내 금융업 체계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된다.
하 회장은 황 회장이 '은행업의 수익성이 낮은데 왜 남의 운동장을 기웃거리냐'고 비난한데 대해 "객관적인 자료를 보고 비교를 해야 한다"며 "자기(금융투자업계) 수익성이 낮은 데도 남의 업계 수익성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5년(2011~2015년)간 금융권 전체의 평균 자기자본수익률을 보면 은행 4.7%, 증권 3.5%, 생명보험 6.3%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 회장은 이날 인터넷은행 관련법 국회 통과도 촉구했다. 하 회장은 "인터넷은행의 경우 현행법을 적용할 경우 KT나 카카오와 같은 ICT 업체들은 4% 의결권에 묶여 새로운 실험적인 시도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