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세종시 정부 청사 앞에서 택시기사자격유지 검사 제도 철회 촉구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서울 개인택시 기사들이 정부의 택시기사 자격유지 검사 제도 도입 방침에 대해 "직업권 강탈"이라며 반발했다.
서울개인택시연대 소속 택시 기사 100여명은 15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정부가 최근 고령택시기사들에 대한 직업을 강탈하기 위해 택시기사 자격유지 검사제도를 도입함으로서 평생직장을 꿈꾸던 26만 전국 택시기사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검사 제도 도입은 명백한 직업권 침해이며 인권을 무시한 행정"이라며 "교통사고는 젊은 택시기사나 나이든 택시기사나 사고 비중이 평준화되어 있으며 교통사고 다발자에 대한 정밀검사제도 등 자격유지검사 아니고서도 얼마든지 사고 다발자에 대한 법적 제어장치가 되어있는 상태"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또 "전국 택시기사들은 고령 직업인들의 사업권과 직업을 강탈하려는 정부의 졸속행정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는 현재 입법예고 상태에 있는 택시기사 자격유지 검사제도 도입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만 65세 이상의 택시 기사들에게 운전자격 유지검사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상태다.
확정되면 내년 상반기(1~6월)부터 65~69세 택시기사는 3년, 70세 이상 택시기사는 1년마다 운전자격유지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시야각, 화살표, 도로 찾기, 반응 속도 등 7가지 항목에서 최하위 점수를 받으면 운행 자격이 정지된다.
이는 고령 택시기사의 비율이 늘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서울 시내 개인택시 운수종사자 중 만 65세 이상은 1만7073명으로 전체의 34.6%에 이른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만3832명(48.3%)으로 가장 많고, 70대도 6723명(13.6%)이 운전대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택시 교통사고 중 고령 택시기사의 비중은 2011년 26.3%(527건)에서 2016년 41.6%(526건)로 15.3%p 높아졌다. 개인택시기사 중 고령자의 비중(35%)보다 더 높다.
연간 총 주행거리에서 연간 총 사고 건수를 나눈 ‘주행거리 대비 사고 건수’로 만 65세 이상 고령과 그 미만인 비고령 개인택시기사를 비교해봐도 고령은 0.988, 비고령은 0.650으로 고령자가 더 높게 나타났다. ‘주행거리 대비 사망자 수’도 고령(1.21)이 비고령(0.97)보다 높았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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