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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특임대사(特任大使) 임명, 원칙부터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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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앤비전]특임대사(特任大使) 임명, 원칙부터 지켜라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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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가가 상대국이나 국제기구에 파견하는 최고위급 외교관이 '특명전권대사'이다. 말 그대로 국가원수의 '특명'을 받아 '전권'을 행사하는 대리인인 셈이다. 어느 대사는 '대사가 되기 전까지의 외교관이 객석의 관객이라면, 대사는 무대 위의 배우'라며 초임대사 시절 그 위상과 중압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대사관의 구성원 명칭이 대사를 자문하는 참사관(counselor), 대사의 비서역할을 하는 서기관(secretary)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은 전통적으로 외교의 중심이 대사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통신수단이 오늘날처럼 편리하지 않던 시절의 대사는 국왕을 대신하여 자신이 파견된 현지에서 왕실과 국익을 위한 중대결정을 내리고 또 수행하며 명실 공히 '특명전권'을 발휘하는 권능을 누리고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만 했을 것이다. 오늘날은 특명전권대사라 하더라도 24시간 본국 정부로부터 실시간 날아드는 통신문을 통해 전달받는 정부의 입장을 토대로 하여 제한된 범위 안에서 현지의 여건을 감안한 판단으로 외교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렇다고 대사란 직책이 주어지는 지침을 그대로 시행만 하는 심부름꾼 역할에 불과하여 아무나 수행해도 된다는 뜻은 물론 아니다. 대사의 존재 그 자체가 파견국의 위상, 능력, 문화 등과 동일시되기 때문이며, 주어진 임무나 지침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도 수행주체의 능력이나 수행방식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첨예한 외교 사안에 대하여 우리입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경우에도 상대국 원수의 핵심 측근, 외교장관들과 평소에 두터운 친분과 인간적 신뢰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성사 가능성이 훨씬 더 클 것은 자명한 일이다.

현지에서 이러한 인적 네트워크를 조성할 수 있는 대사가 되는데 있어서 현지 언어구사력이나 친화력은 필요조건이지만 충분조건은 아니다. 오랜 기간 다양한 외교적 상황에 대한 경험과 반복된 훈련을 통하여 비로소 노련한 외교관(seasoned diplomat)으로 탄생할 수 있다. 이는 마치 어떤 분야든 한 분야의 '달인'이 되는 이치와 다를 바 없어서 필자와 같은 책상물림이 하루아침에 명품 옹기를 구워내는 장인이 될 도리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을 제외하고 전통적 외교를 하는 유럽국가 등 대부분의 현대국가는 대사 직책을 거의 전적으로 직업외교관에게 부여한다. 동시에 직업외교관에 대하여는 채용, 교육, 처우에 있어서 여타 공무원과는 다른 특수한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직업외교관 출신이 아닌 특임공관장(대사와 총영사)의 비율은 전체 공관장 가운데 10~15% 정도인데, 다양한 분야의 고위공직자, 학자, 정치인 등 전문가그룹에서 발탁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임대사는 공직 임명권자인 대통령으로 하여금 직업외교관이 아닌 인사도 필요하면 대사로 임명할 수 있도록 여지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외무공무원법 제4조는 특별히 필요한 경우 '외교관으로서의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을 특임공관장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그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절차는 외교부의 인사규정으로 구비되어있다.


특임대사 임명이 필요한 지 여부는 외교부장관의 의견을 참작하여 인사권자인 대통령이 판단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제 때, 제 자리에, 제대로 된 사람을 제대로 된 절차를 통하여 특임대사로 임명함으로써 지극히 초보적이지만 근본적인 원칙들이 두루 잘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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