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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사모펀드 왕' 1.8조원 벌금 폭탄…금융 범죄 사상 최고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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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한 때 중국 사모펀드계 '주신(株神)'으로 불린 쉬샹(徐翔) 쩌시(澤熙)투자관리 대표가 중국 금융 범죄 사상 최고액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올해 가을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권력 투쟁이 수면 위로 오른 가운데 주식시장을 낀 정경(政經) 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4일(현지시간) 중국 산둥성 칭다오시 중급인민법원이 구속 수감 중인 쉬 대표에게 징역 5년 6개월형과 함께 총 110억위안(약 1조8400억원)의 벌금 부과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쩌시투자관리가 운용하던 자산 200억위안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SCMP는 쉬 대표와 동료 펀드 매니저 2명이 내부자 거래와 주가 조작 등으로 부정 축재해 당국이 몰수한 자산이 93억위안에 이른다고 전했다.


올리버 뤼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 금융회계학 교수는 "당국이 개인 투자자에게 거액의 벌금을 물린 것은 금융계 전체에 보내는 경고"라며 "금융 범죄를 저지르면 심각한 금전적 손실도 불가피하다는 본보기 차원"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쉬 대표 같은 금융계 '큰 손'을 '큰 악어(大鰐)'라고 한다. 올해로 39세인 쉬 대표는 일찍이 학업을 중단하고 18세에 증시에 투신해 경이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사모펀드계 전설로 알려진 인물이다. SCMP는 그가 가장 존경하는 두 명의 중국 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의 쩌(澤)와 캉시(康熙)황제의 시(熙)를 따 사명을 지었다고 했다.


사정 당국은 지난 2015년 증시 폭락 사태 때 이들이 당 간부 등 권력과 결탁해 부당 이득을 취했다고 보고 대대적인 수사를 벌여 왔다. 최근 홍콩에서 실종돼 중국에서 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샤오젠화(肖建華) 밍톈(明天)그룹 회장도 같은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그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친누나 등 고위층의 재산 증식에 연루된 점을 들어 권력 투쟁의 희생양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샤오 회장의 체포 소식이 알려진 1주일 만에 마젠(馬健)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차관급)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는 등 사정 칼날이 권력 핵심부를 정조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류스위(劉士余)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지난 10일 전국 증권선물공작 감독관리회의에서 "시장에 혼란을 초래하는 '자본시장의 큰 악어(資本大鰐)'를 잡아들일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이들이 증시에 혼란을 초래하거나 개인 투자자들의 피를 빨아먹고 가죽을 벗기는 일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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