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홍유라 기자]국민의정부·참여정부 출신의 전직 장·차관 60여명으로 구성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 '10년의 힘 위원회'가 14일 출범했다. 고(故)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는 적통임을 내세우는 한편, 풍부한 국정경험을 가진 장·차관들의 합류를 통해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0년의 힘 위원회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조찬을 겸한 출범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돌입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공동대표를 맡은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국민의정부), 이영탁 전 국무조정실장(참여정부) 등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출신 장·차관 37명이 참석했다
문 전 대표가 이처럼 국민의정부·참여정부 출신 장·차관들을 규합한 이유로는 '적통 경쟁'이 꼽힌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을 잇는 적통 경쟁을 벌이고 있다.
문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우리가 정권교체로 만들 새 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잇는 제3기 민주정부"라며 "제3기 민주정부는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키면서도 양극화·국민통합 등 한계도 넘어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준비된 대통령'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실제 이날 모인 장·차관들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을 아우르는 국정 경험이 대외적으로 안정감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문 전 대표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이번 대선은 조기대선일 뿐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라는 과정이 없어 잘 준비되지 않으면 다음 정부는 실패할 수 있다"며 "정권교체 뿐 아니라 이후에도 마치 인수위가 국정과제를 정리해 나가듯 차기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공동대표를 맡은 정 전 장관도 "우리는 앞으로 문 전 대표가 청와대에 입항하도록 하는 도선사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면서 "정권 출범 이후에도 정권이 제대로 운영할 수 있도록 과거의 경험을 살려 자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1차로 공개된 자문단은 참여정부 인사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날 발표한 37명의 명단 중 국민의정부 출신 인사는 4명(이진순 전 한국개발연구원 원장·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김성진 전 여성부 차관) 뿐이었다. 문 전 대표 측은 추후 2차로 합류 인사를 공개할 예정이다.
공동대표에 이어 상임고문으로는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공정거래위원장을 지낸 강철규 전 우석대 총장,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선임됐다. 이외의 전직 장·차관들은 크게 경제 분야(재정·금융, 산업·건설, 생명·과학기술)와 사회 분야(교육·문화, 복지·환경, 통일·외교·안보) 그룹에서 자문 활동을 진행키로 했다.
한편,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국가균형발전 선언 13주년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또한 15일엔 전남을 방문, 호남 민심 잡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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