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법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반중 언론인 지미 라이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이는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시행한 이래 부과된 역대 최고형이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웨스트카오룽(서구룡) 법원은 9일(현지시간) 오전 민주화 운동을 지지해온 지미 라이에 대해 외국 세력과의 공모 및 선동 혐의 등 총 3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이같이 형을 결정했다.
법원은 그가 2019년 홍콩 시위 국면에서 자신의 국제적 인맥을 활용해 반중 캠페인 단체 'SWHK'(重光團隊·'자유를 위해 싸우자, 홍콩과 함께') 등과 함께 여러 국가를 상대로, 중국과 홍콩 정부 및 관료들에 대한 제재를 적극적으로 로비했다고 판단했다. 또 반중 매체 빈과일보를 통해 시민들의 거리 시위와 정부에 대한 대립을 선동한 행위가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빈과일보의 창업자이자 사주였던 지미 라이는 외국 세력과 공모하고 선동적 자료를 출판해 홍콩 국가보안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2020년 12월 구속기소 됐다.
홍콩 법원은 지난해 12월 지미 라이에 대해 외국 세력과의 공모, 선동적 자료 출판 등 3개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 판단했다.
올해 78세인 지미 라이의 연령을 고려할 때 이번 선고는 사실상의 종신형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과거 베니 타이에게 선고된 징역 10년을 훨씬 뛰어넘는 형벌이다. 중국 내 민주화 개혁을 요구하다 징역 11년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의 사례와 비견되며 국제적인 공분을 사고 있다.
서방 국가들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하면서도 지미 라이의 석방을 압박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석방을 호소한 바 있으며 오는 4월 베이징 방문을 앞두고 이 문제가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지난달 베이징을 방문해 지미 라이의 투옥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도 지난달 중국을 방문해 정치적 동기에 의한 기소라고 비판했다.
중국과 홍콩 당국은 이번 재판이 공정하게 진행됐으며 외부 세력의 어떠한 간섭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중국은 2019년 홍콩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뒤 이를 강력히 통제하기 위해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시행했다. 이 법은 국가 분열, 정권 전복, 테러 활동,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 4개 범죄에 최고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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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라이는 12살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밀항해 자수성가한 인물로 1995년 빈과일보를 창간해 홍콩 민주화 운동을 지지해 왔다. 2020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이후 5년째 독방에 수감 중인 그는 재판 내내 모든 혐의를 부인해 왔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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