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김지영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의 중국 공연이 불발됐다. 지난달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와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공연 취소된 데 이어 김지영의 공연도 불발되면서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는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대중문화와 음악계를 넘어 클래식과 무용 등 순수문화예술에까지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김지영은 지난해 말 중국 상하이발레단의 초청으로 오는 4월 '백조의 호수'에 주역으로 출연하는 것을 논의 중이었으나 공연이 최종 무산됐다.
국립발레단 측은 "최근 클래식 연주자들의 공연 취소 사태가 불거졌기 때문에 상하이발레단 측에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것인지 문의를 했는데, 전날 별다른 이유 없이 공연이 어려울 것 같다는 답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서류상 정식계약을 체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연 취소나 비자 거부 상황은 아니다. 하지만 국립발레단 무용수가 중국 발레 주연으로 초청받는 일이 흔치 않고 공연이 2달가량밖에 남은 시기에 불발된 만큼 '한한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한류스타나 한중 합작 드라마와 영화분야로 시작된 중국의 문화예술계에 대한 보복 조치는 뮤지컬과 클래식, 무용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7월 사드 결정 이후 한류스타 방송 출연 금지를 비롯해 롯데 세무조사, 한국행 전세기 운항 불허, 배터리 보조금 지급 제외 등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의심되는 조치도 잇달았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앞서 공연이 취소된 조수미는 지난달 2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 "그들의 초청으로 2년 전부터 준비한 공연인데 이유도 모른 채 취소됐다. 국가 간 갈등이 순수문화예술분야까지 개입되는 상황이라 안타까움이 크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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