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때 전경련 해체 여부 질문에 회장들 반대 의사 밝혀
10대 그룹 중 3개 기업 탈퇴, 4개 기업 유지, 3개 기업 보류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순실 사태와 연루돼 주요 그룹 탈퇴가 잇따르고 있지만, 10대그룹 중 롯데·한화·한진·GS그룹은 전경련에 남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전경련 쇄신에 무게를 실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서도 전경련 해체 여부에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10대 그룹 중 전경련에 관한 입장에 대해 3개 기업이 탈퇴, 4개 기업이 유지, 3개 기업은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날 전경련에 탈퇴원을 제출한 삼성과 더불어 SK, LG는 전경련을 이미 떠났다. 앞으로 전경련에 회비는 안내는 것은 물론 이사회도 참석하지 않는다. 4개 기업(롯데·한화·한진·GS)이 전경련에 남겠다고 했고,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는 "관망 중"이라고 전했다.
전경련 가입 유지 뜻을 전한 롯데그룹 관계자는 "회장이 전경련의 운영방향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개선해 전경련을 축으로 기업들이 사회경제적 역할을 계속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관계자 역시 "전경련이 변질되긴 했지만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역할도 해왔다"며 "건전한 방향으로 개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탈퇴는 보류하되 활동은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몽구 회장이 청문회 당시 전경련 해체는 반대했지만, 이후 현대차 그룹은 전경련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 측은 구조조정, 실적 악화로 인해 전경련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했다. 권오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포스코 역시, 최순실 게이트 의혹이 불거진 했지만 탈퇴 여부에 대해선 "결정된 바 없다"고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전경련은 2월 중 운명이 결정된다. 허창수 현 회장이 이달말 예정된 정기총회를 앞두고 더이상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전경련 살림을 도맡으면서 이번 위기를 초래한 책임을 지고 있는 이승철 상근부회장도 사퇴한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은 현 회장 또는 차기 회장의 주도하에서 해체하는 방안과 환골탈태 수준의 고강도 쇄신을 통해 새로운 경제단체로 거듭나는 방안 두 가지 중 한 가지 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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