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모든 업무 결정 ‘영남대 실질적 이사장’” 사실확인서 나왔다

영남대학교/사진=JTBC 캡처

[아시아경제 이은혜 인턴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과 이사를 지낸 1980년부터 1988년 사이 영남대학교에서 벌어진 각종 비리에 대한 진술과 자료를 확보한 가운데, 박 대통령이 비리와 관련된 실질적 의사결정자라는 자료가 나왔다.

JTBC는 5일 박근혜 대통령이 영남대의 ‘실질적 이사장’으로서 주요 의사결정을 도맡았다는 주장을 보도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로 있었던 1986년부터 2년 동안 영남대 총장을 맡았던 고 김기택씨가 2007년에 작성한 '사실확인서'다.

영남대는 정권의 강압에 의해 1967년 12월25일 당시 자산가치 20억 원의 대구대와 15억 원의 청구대가 합쳐져 설립됐다. 박 대통령은 1980년 이사장으로 취임했으나 학내 소요로 인해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이사로 재직했다. 1988년까지 학교운영의 각종 비리로 사립학교 최초로 국정감사를 받은 뒤 박 대통령은 자진사임했다.

고 김기택씨의 확인서에는 학내 민주화 과정에서 당시 조일문 이사장과 교수들의 면담을 주선했으나 조 이사장이 거부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또 “자신은 실권이 없으니 실질적 이사장인 박근혜 이사와 만나는 게 좋겠다”고 제안한 내용도 포함됐다.

결국 당시 교수들은 조 이사장이 아닌 박 대통령을 만나야 했다.

또 당시 김 전 총장이 남긴 기록에는 “모든 업무 결정을 실질적 이사장인 박근혜 이사가 직접 했음을 알 수 있다”, “박근혜 이사가 임명한 4인방을 통해 중요한 업무가 전달”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박 대통령은 그간 영남대 비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이사장 취임 후 4개월 만에 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각종 권한이 없어졌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영남대의 전신인 대구대학 설립자 고(故) 최준 선생의 손자 최염씨는 “박 대통령이 영남대를 장악했던 8년간 최태민 일가는 학교 운영을 좌지우지하면서 법인 재산을 팔아치웠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영남대 이사장이 됐을 당시 학교 소유의 땅을 헐값에 판 돈이 최태민·최순실 부녀에게로 흘러갔다는 주장도 내놨다.

특검은 이 과정에 박 대통령이 개입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은혜 인턴기자 leh9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