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환율전쟁' 외환시장 요동…작년 11월8일 이후 '최저'
미 금리인상 연기설 '하락세' 힘 보태…일각선 1130원대 전망도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환율전쟁'에 달러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내달로 전망됐던 미국 금리인상이 연기될 것이란 소식도 1150원대를 붕괴하는 데 힘을 보탰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146.8원에 마감했다. 전일보다 11.3원 하락한 수치고, 종가기준으로 미 대선이 있었던 작년 11월8일(1135.0원) 이후 최저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일본, 독일을 '환율조작국'이라고 발언하면서 외환시장은 크게 출렁이고 있다.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 1일 기준 99.60을 기록하며 100선이 붕괴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강달러 우려 발언'을 한 데 이어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이 '유로화 평가절하'를 문제 삼으면서 계속해 환율 구두개입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여기에 달러의 하방경직성을 받혀주면 3월 미국 금리인상 마저 물 건너 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시시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FOMC 이후 금리인상이 6월까지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에 하락세를 금리인상 기대감이 눌러주고 있었는데 지금은 상승폭을 그대로 반납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환율 변동폭이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향후 환율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일중 변동폭은 12월(6.0원)보다 1.7원이나 증가해 7.7원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 이전과 같은 1130원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반면 앞으로 본격적인 재정확대 정책에 기대감을 거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추가 하락을 언급하기 전에 재정확대 등을 내세운 트럼프노믹스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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