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 독일을 환율 조작국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중국은 자국이 환율 조작국의 필수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쉬창원(徐長文)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원연구위원은 2일(현지시간) "중국은 환율 조작국이 아니며 중국의 모든 생산품에 높은 관세를 매기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했다.
쉬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제시한 환율 조작국 3대 필수조건은 대미 무역 흑자가 200억달러를 넘어야 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3%를 초과해야 하며 환율에 개입하기 위해 GDP의 2% 이상이 넘는 외화를 매수해야 한다고 돼 있다"면서 "왜 우리가 환율 조작국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3대 필수조건에 따르면 중국은 대미 무역 흑자가 비교적 많다는 한 가지 조건에만 해당할 뿐이며 나머지 조건들은 모두 중국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따라서 중국이 환율 조작국이라는 사실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쉬 연구원은 이어 "미국이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고율의 관세를 책정하는 것은 실현되기 어렵다"면서 "경제 글로벌화가 급속히 퍼진 현시점에서 '공급 네트워크'는 이미 국경을 초월했다"고 밝혔다.
또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의 모든 수입품에 어떻게 관세를 징수하겠다는 것인가"라면서 "중국 수출품의 30%에 해당하는 상품은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수입된 원자재, 부품, 반제품이 중국에서 가공 및 조립 공정을 거친 후 재수출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제약회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 "중국이 무슨 짓을 하는지, 일본이 수년간 무슨 짓을 해왔는지 보라"며 "이들 국가는 시장을 조작했고 우리는 얼간이처럼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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