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과 신뢰를 쌓은 뒤 가짜 여행사 통해 돈 받아 잠적
몽골 등지 여행객들에게 여행객을 사칭하며 접근해 수백만 원을 뜯어내는 신종 사기 수법이 알려졌다.
최근 60만 구독자를 보유한 여행 유튜버 ‘쏘이’도 관련 피해를 소개했다. 쏘이는 최근 영상을 통해 자신의 지인들도 몽골 여행 준비 중 사기를 당했다며, 국내에서 유행 중인 신종 여행 사기 수법을 공유했다.
피해 사례를 종합하면, 여행을 준비 중이던 A씨 등 3명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몽골 여행 동행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사기범들과 연결됐다. 몽골은 지리적 특성상 6명이 함께 가이드와 차량을 포함한 패키지여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동행자를 찾는 일이 일반적이다.
사기범들의 수법은 치밀했다. 이들은 여행 동행을 구한다는 글을 올린 A씨 등에 접근해 오픈채팅방으로 유도했다. 그런 다음 여행 계획에 관해 이야기하며 “지인분이 다녀오시기도 했고 가이드분이 사진도 잘 찍어준다”고 특정 여행사를 추천했다.
A씨 등이 다른 여행사의 저렴한 상품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사기범들은 “불법 광고 업체다. 다른 글을 보니 사기 피해도 있다”고 선택을 주저하게 했다. 그러면서 “한 번 직접 궁금한 것 문의해보라”며 자신이 추천한 여행사 측의 오픈채팅방 링크를 건넸다.
그러나 해당 여행사는 사기범들이 운영하는 가짜 채팅방이었다. 이들은 실제 여행 상품이 있는 것처럼 상담한 뒤, A씨 등이 여행비를 입금하자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피해 금액은 288만원이었다.
쏘이는 “저도 몽골에 다녀왔지만, 사기범들이 몽골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아는 느낌이 들 정도로 되게 자세하게 상담한다. 너무 소름 돋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기를 어떻게 이렇게 정성스럽게 칠 수가 있나 하고 깜짝 놀랐다. 제가 문의해도 깜빡 당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몽골뿐만 아니라 다른 여행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국 여행을 준비하던 중 사기범에게 당한 경험을 공유했다. 사기범은 “삼촌이 여행사에 근무해 호텔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다”며 돈을 받은 뒤 사라졌다.
또 다른 피해자는 “지인이 여행사와 연계해 좋은 가격에 예약을 도와줄 수 있다며 접근했다가, 금액을 입금한 뒤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여행을 계획할 때 사전에 충분한 확인을 통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 추천받은 여행사라도 반드시 해당 업체가 실제로 등록된 합법적인 여행사인지 확인해야 한다.
여행사의 등록 여부는 관할 시·군·구청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사기 피해 신고 사이트나 계좌 조회 서비스를 통해 해당 계좌의 사기 이력이 있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또한 낯선 이와 거래하기 전에는 신분을 철저히 확인하는 등 사전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필요하다. 신종 사기는 범죄 입증이 쉽지 않고 일단 피해가 발생하면 피해 보전을 보장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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