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00원 내고 1230만원 보장 받는 등 혜택 입증...지진 피해 지역 주택 가입율 특히 급증...울산 전년대비 713% 늘어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경북 영주시 주민 A씨는 지난해 9월12일 경주 지진으로 살고 있던 허름한 주택에 금이 가는 피해를 입었다. 수리하려고 하니 1000만원이 넘게 들어 눈앞이 캄캄해졌다. 기초생활수급자로 간신히 살아가는 처지였기 때문이다.
A씨는 그러나 월 1000원도 안 되는 보험료로 풍수해보험에 가입해 둔 덕에 1237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아 집을 수리할 수 있었다. 저소득층에게 보험료의 대부분을 지원하는 정부의 정책성 보험이라는 말에 들어 둔 것이 큰 효자가 됐다. A씨는 연간 3만5000원의 보험료 중 국비 2만3900원, 지방비 6700원을 지원받아 본인이 낸 돈은 연간 3400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지난해 발생한 지진ㆍ태풍 피해 주민들이 풍수해보험의 덕을 크게 보면서 가입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울산 지역 주택 가입률은 전년대비 약 7배나 뛰었다.
1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9.12 지진과 태풍 '차파' 피해 이후 9월부터 12월 사이에 풍수해보험 가입자가 급증해 전년대비 주택은 36%, 온실은 377%가 늘어났다. 특히 9.12 지진으로 직ㆍ간접 피해를 본 지역의 주택 가입자가 크게 늘어났다. 울산 지역 주택가입자는 전년대비 713%나 늘어났고, 부산 109%, 경부 60%, 경남 29% 등이 증가했다. 지진 피해 지역의 평균 증가율은 주택 73%, 온실 238% 등이었다.
월별로는 지진 직후인 9월에 1만3298건이 가입해 전년도 9611건에 비해 38% 늘어났으며 이같은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10월 한달간 9810명이 가입해 전년도 6225명에 비해 58% 늘었고, 11월에도 6202명이 가입해 전년 대비 127%나 증가했다. 12월달에도 5124명이 가입해 전년대비 270%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편 태풍 '차바'로 인한 풍수해보험 사고 접수건은 현재 1024건으로 76억8700만원이 지급됐으며, 앞으로도 61건 5억3000만원이 더 지급될 전망이다. 9.12 지진 피해는 164건이 접수돼 약2억7800만원이 지급됐다. 11건 7400만원이 더 지급될 예정이다.
정부는 풍수해보험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사업자 평가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평가 결과 매우 미흡을 받으면 약정을 해지해 경쟁력 있는 보험사에게 사업 참여를 개방한다. 요율을 인하하는 한편 지자체들로 하여금 보험료 지원액을 늘리도록 해 주민 부담도 줄인다. 이를 통해 올해부터 주택 정액형의 연간 보험금은 기존 4만61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내린다. 공동주택 실손형은 16만3200원에서 12만2400원으로, 온실은 32만400원에서 29만원으로 각각 인하된다.
풍수해보험에 가입하려면 동부화재, 현대해상, 삼성화재, KB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 등 판매 보험사에 연락하거나 관할 시ㆍ군청 재난관리부서 또는 가까운 주민센터에 연락하면 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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