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시가 국내 유일의 고려시대 관세음경인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을 포함한 5점을 국가문화재로 신청한다고 1일 밝혔다.
'묘법연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은 우리나라 관음신앙의 근본 경전으로, 원래 '연화경' 28품 중 25품인 '관세음보살보문품'을 독립된 경전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시대에 많이 간행됐다.
신청본은 전체 4장의 분량으로 구성돼 있으며 고려 충렬왕 1년(1275년)에 산인선인이란 스님이 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고려시대 간행본으로는 현재 국내 유일본으로 파악되고 있기 때문에 국가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는 ▲조선시대 최초의 구리활자인 계미자로 인출된 풍수지리서 '지리전서동림조담' ▲삼성미술관 리움소장본 '송조표전총류' ▲이화여대박물관 소장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호', '백자청화 매조죽문 호' 등 2점의 고급백자도 함께 국가문화재로 신청했다.
'지리전서동림조담'은 중국 오대(五代, 907~979)에 살았던 범월봉(范越鳳)이 편찬한 풍수지리서로 모두 2권 1책이며, 내용은 상권 10편, 하권 14편 등 총 24편으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은 과거시험 음양과의 초시와 복시 그리고 취재의 과목에 포함돼 있었던 것인데, 전해내려 오는 책이 극히 드물어 국립중앙도서관에 훈련도감 목활자본, 원광대에 사본, 성암고서박물관 소장본만 확인되고 있다.
시는 "계미자로 인출된 조선시대 초기의 활자본이라는 점은 물론 매우 드물게 간행된 풍수지리서이기 때문에 국가문화재로 지정될만하다"고 말했다.
'송조표전총류'는 제왕에게 올리는 표(表)와 전(箋)의 작성에 참고하기 위해 송나라에서 작성된 '표전' 중에서 모범이 될 만한 것을 모아 편찬·간행한 책이다. 표전은 표문과 전문으로 구성되는데, 표문은 마음에 품고 있는 생각을 임금에게 올리는 글이고 전문은 나라에 길흉사가 있을 때 임금에게 올리는 글을 뜻한다.
이 책은 매우 희귀해 전본(傳本)이 거의 없으며, 중국 쪽의 기록이나 목록에서도 이 책의 제목을 찾아 볼 수 없다. 또 모두 6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현재 남아 있는 것 중에서 가장 많은 권수를 가지고 있다.
이화여대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급백자 중 '백자철화 매죽문 시명호'는 현재 남아있는 조선시대 시명 백자들에 인용된 시가 대부분 중국의 시구이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것과 달리 조선 중기 문인인 이정구(1564~1635)의 시가 적혀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백자청화 매조죽문 호'는 국보 170호 '백자청화 매조문 호'와 국보 219호 '백자청화 재죽문 호'와 비교되는 유물로, 종달새를 생동감 있게 표현한 점이 유사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또 푸른색과 검푸른색의 2가지 색채의 청화안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상훈 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이번 국가문화재 신청으로 서울시에 소재한 문화재의 가치를 더욱더 드높이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시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는 유물들을 꾸준히 발굴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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