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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받고 안 주니 마음 편해"…청탁금지법, 접대성 선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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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교직·기업계 "설 선물, 줄이거나 안 주고 안 받아"

"안 받고 안 주니 마음 편해"…청탁금지법, 접대성 선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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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조인경 기자, 이현주 기자, 금보령 기자, 김민영 기자, 이민우 기자] 이른바 김영란법(부정청탁및금품수수금지법)이 낭비성·의례적 설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를 개선하는 데 제 몫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아시아경제 취재 결과 학교ㆍ공직 사회, 기업 등에서 주고받는 접대성 설 선물이 대폭 감소했다. 가장 민감한 것은 공무원 사회다. 공무원 남편을 둔 이모(55)씨는 "사회 분위기상 선물이 점점 줄어드는 추세였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해 설에는 사과, 한과 등 식품이나 생활용품 선물세트 몇 개가 택배로 집에 왔었다"며 "올해는 설 연휴가 코앞인데 아무것도 온 게 없다"고 말했다.


이씨의 남편 또한 이번 설에는 아무런 선물도 사지 않을 계획이다. 이씨는 "남편에게 선물이 들어온 만큼 선물을 사서 돌렸어야 했는데 올해는 받은 선물이 없어서 아무것도 안 사도 될 것 같다"며 "차라리 안 받고 안 주는 게 더 마음 편하다"고 말했다.

관례적으로 주고받던 공무원들의 선물도 사라졌다. 관례적으로 장관의 판공비를 활용해 대외 기관에 보낼 선물을 준비하던 A 정부 부처는 이번 설에는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아예 장관 명의의 선물 배포를 취소했다. 대신 설 연하장을 꼼꼼히 챙겨 보내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하기로 했다. A 부처 관계자는 "일부 반드시 보내야 할 곳에만 5만원 이하의 선물로 골라서 보냈다"며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명절이라 여기저기서 지켜 보는 눈이 많아서 다른 부처들도 대부분 그렇게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교직 사회도 민감하긴 마찬가지다. 명절때마다 거래처에서 보낸 선물로 가득찼던 각 자치구 교육지원청이나 학부모 등으로부터 소소한 명절 선물을 받아 왔던 일선 학교 교사들은 올 설부터는 빈손이다. 서울시 교육청 한 관계자는 "본청은 이전부터 내규에 따라 청탁금지법수준의 기준을 적용 받아 왔기 때문에 별로 변화가 없다"면서 "각 자치구의 교육지원청의 경우 그동안 은행 등 주 거래처에서 선물 많이 들어왔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일선 교사들도 마찬가지로 명절 선물 이제 사라졌다고 들었다"며 "학교 행정실에서 직원들이 간부에게 5000원씩 걷어서 말 그대로 선물의 의미 담아 과일 등 작은 선물 하곤 했는데 이젠 그것도 안 되더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헷갈린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당초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모두 금액에 상관없이 어떠한 형태의 선물이나 대접도 일절 금지됐는데, 지난해 말 돌연 어린이집 교사만 법 적용대상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만 5세 유치원생을 둔 학부모 김모(서울 염리동)씨는 "예전에는 담임선생님과 원장님, 차량기사님까지 약소한 선물이라도 준비해 성의 표시를 하곤 했다"며 "올해는 아예 유치원에서 어떤 종류의 선물이나 음식도 받을 수 없다는 안내문이 와 차라리 잘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귀띔했다.


반면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3세 아이의 학부모 손모(서울 방배동)씨는 "작년에 청탁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마지막이라며 선물을 했던 기억이 있는데, 법이 달라진 걸 뒤늦게야 알았다"며 "연휴 전날 부랴부랴 동네 마트에서 커피세트를 사다 날랐다"고 말했다.


상황은 경제계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대체로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명절 선물을 보내지 않는 추세다. C사 관계자는 "이번부터는 청탁금지법 준수 차원에서 선물을 일체 돌리지 않기로 했다"며 "지난번 추석 때까지만 해도 고기류나 과일 등을 선물했는데 청탁금지법을 위반 소지가 있는 대상자들에겐 선물을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D사 관계자도 "법 위반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명절 선물을 주고받아야 하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며 "회사 차원에서 나가는 선물은 올해부터 없앴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적용자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곳도 있기는 하다. 이들 기업은 청탁금지법을 지키는 범위에서 선물을 보냈다. E사 관계자는 "5만원 이하 선물로 준비해 성의만 보였다"며 "예전에는 한우나 굴비 등 고급 선물세트를 주기도 했지만 이번에는 한과, 곶감 등 청탁금지법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F 금융회사는 협력사에 제공하던 명절 선물을 모두 중단했다. 회사 내 법무팀 측에서 선물을 하나라도 전달하는 사실이 발각되면 징계를 내리겠다고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대외 홍보를 맡고 있는 G 과장은 "혹시나 협력사에서 불이익을 주진 않을까 걱정도 되지만 업계 전체적으로 명절 선물을 하지 않기로 암묵적 동의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한편으론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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