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금리 인상 기조로 국내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 국내 빅3 보험사의 자본이 1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금리 상승이 이들 보험사의 자본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통상 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상승하면 자본은 10% 가량 감소한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4조3740억원, 한화생명은 1조4470억원의 자본이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본 감소로 보험사의 재무건전성 척도인 RBC비율 하락에 가속이 붙었다. RBC는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 발생에 대비해 계약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책임준비금 이외에 자기자본을 보유하는 재무건전성 비율을 말한다. RBC 비율이 100%라면 보험금을 100% 지급할 수 있는 자본 여력을 갖췄다는 의미다.
한승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주요 보험사의 RBC는 17%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보험사들은 올해부터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유가증권을 활용한 자본 확충을 통해 RBC비율 하락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급한 보험사는 한화생명. 지난해 3분기 기준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289.8%였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간신히 200%를 지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보생명의 경우 2015년 상반기 270.06%에서 지난해 상반기 266.53%로 하락했고, 하반기에도 RBC비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생명 역시 지난해 상반기에는 388.30%였으나 지난해 말에는 342.90%로 하락했다.
보험업법은 보험사의 RBC비율이 100%를 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RBC비율 규제가 강화되고 있어 자본감소에 따른 큰 폭의 건전성 하락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 채권 평가이익이 낮아져 RBC비율에도 영향을 준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금리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단기적으로 보험사 보유채권 가치하락으로 자본감소가 발생, RBC비율이 하락할 것"이라며"스트레스 테스트를 연 1회 이상 실시, 리스크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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