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지난 1년간 목표액 373억 중 172억만 발행…자금조달 성공률 절반도 안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최동현 기자] 오는 25일 도입 1년을 맞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의 자금 조달 성공률이 50%에도 미치지 못해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일반 투자자들이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에 십시일반으로 지분 투자한 후 향후 수익을 공유하는 투자 방식이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도입된 지난해 1월25일부터 이달 23일까지 1년동안 국내 기업들이 이 제도를 통해 투자받은 금액을 뜻하는 발행액은 172억900만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이 당초 모집하려고 했던 금액인 373억7000만원의 46% 수준으로 목표금액의 절반도 모으지 못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기업들의 자금 조달 규모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기업들의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발행액은 지난해 7월 27억3300만원을 기록한 후 8월부터 줄어들어 11월에는 4억8100만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2월에는 25억8300만원으로 발행액이 반짝 치솟았지만 이달 들어 23일 기준 6억6200만원 수준으로 전월의 4분의1 토막이 났다. 월별 펀딩 건수도 7건으로 지난달(19건) 대비 급감했다.
업종별 발행액 추이를 살펴보면 투자자들의 특정 업종 편식도 두드러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화를 비롯한 일부 업종으로만 자금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각했다.
제조업은 발행액이 48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 및 정보서비스업(40억5100만원), 도매 및 소매업(34억9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예술ㆍ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1억100만원), 교육 서비스업(1억원), 부동산업 및 임대업(1억9800만원), 사업시설 관리 및 사업지원 서비스업(1억2200만원)은 발행액이 1억~2억원에 그쳤고 숙박 및 음식점업, 건설업 등은 발행 실적이 전무했다.
전문가들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천창민 자본시장연구원 금융법제팀장(연구위원)은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은 대출형 크라우드펀딩과 비교해 규제 차익이 많다"며 "광고 규제와 투자한도 규제를 완화해 올해는 크라우드펀딩 활성화를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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