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대 반도체 실적'으로 영업이익을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실적을 이어가는 한편 품질·성능을 개선한 제품으로 스마트폰 시장도 적극 공략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4일 2016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밝혔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53조3317억원, 영업이익은 9조2208억원이다. 2013년 3분기(10조1600억원)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반도체 사업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 14.86조원과 영업이익 4.95조원을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D램 비트그로스는 시장 수준인 10% 후반, 낸드 비트그로스는 시장 수준(30%)보다 많은 30%대 초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그로스는 판매 개수보다 용량이 중요한 메모리 반도체의 특성을 반영한 단위로, 비트 단위로 환산한 메모리 공급 증가량을 의미한다. 이어 "시장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평택 캠퍼스는 계획대로 양산을 준비하고 있고 2017년 중반에 가동을 시작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생산능력(캐파)를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요, 공급사·경쟁사 상황 따라 단계적으로 (추가)증설할 것"이라며 "현재로선 D램 증설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시스템LSI 사업에 대해선 "14나노 공정이 안정화돼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모바일, 자동차, 네트워크, 그래픽 등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있다"며 "소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4나노 공정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고객 수요를 수시 검토해 기존 라인을 중심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선 "갤노트7 단종에도 불구하고 갤럭시S7, S7엣지, 중저가 모델 판매 호조로 전년대비 이익이 소폭 개선됐다"며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안전,품질 관련 투자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 품질관련 투자는 비용으로 이어지겠지만 판매량을 확대하고 스마트폰 라인업을 효율화함으로써 비용증가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갤럭시S8 출시시기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2017년 스마트폰 시장은 전체적으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AI 등 신규서비스와 차별화된 디자인, 혁신으로 올해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9000만대, 태블릿은 800만대였다.
또 "중저가 모델 갤럭시 A2017의 경우 3D 글래스, 방수방진, 고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채용해 차별화했고 J2017 시리즈도 삼성페이 도입을 포함해 디자인, 카메라, 사용자 편의성 측면을 적극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에 이어 갤럭시J 시리즈에도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를 탑재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LCD TV 판매량은 1600만대"며 "1분기 판매량은 계절적인 요인으로 40%가량 감소, 2017년 연간 판매량은 한 자릿수 초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TV 패널 시장은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당사의 판매량은 패널가 상승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QLED TV 등 고부가 가치 제품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말에 LCD 7-1라인을 폐쇄한 것은 샤프의 LCD 패널 공급 중단과는 관계 없다"며 "현재 추가적인 LCD 라인 폐쇄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에 대한 향후 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구글과의 협력과 경쟁을 통해 AI 서비스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며 "최근 인수한 비브랩스 사의 역량을 활용해서 삼성전자가 보유하고 있는 스마트폰, 태블릿, 가전 등 다양한 디바이스 등을 연결하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페이, 삼성헬스 등 삼성이 직접하는 서비스뿐 아니라 타사의 AI서비스까지 연결시킬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와 관련해선 "글로벌 정세 변화, 사업 구조 재편 등 불확실성 계속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삼성전자 최고 경영진의 활동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최순실 게이트' 특검 수사 영향으로) 최고경영진의 경영활동이 제한될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장 기회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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