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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증시]하루 앞둔 트럼프 취임, 미리 겁먹을 필요 없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2분 26초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뉴욕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하루 앞두고 하락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여 미국 경제가 개선될 것을 시사했지만, 트럼프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억눌렀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이후 랠리를 이어가던 뉴욕 증시는 최근 조정 흐름을 이어갔다.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 실제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조금씩 커진 탓이다.


트럼프의 공약은 국내 수출 기업의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주요 공약은 재정 확대와 감세를 활용한 인프라 투자, 금융·환경 규제 철폐, 보호무역강화 등이다. 이 가운데 보호무역주의는 국내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에서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만 단기간 국내 경제와 증시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봤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트럼프 행정부가 나아갈 4년의 청사진을 피력하는 집권 초기라는 점이 변수다. 미국 재무부가 기준을 완화하면서 중국, 한국, 대만 등 여러 국가를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물론 미국 경기에도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현실 가능성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는 형식상 제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전개되는 4개의 과정을 살펴봐야 한다. 우선 해외민간투자공사(OPIC)의 지원 금지 조치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개도국 지원을 주된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 미 연방정부 조달시장 진입 금지 조치는 외국 국적 기업들의 점유율이 4% 남짓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영향은 거의 없다. IMF를 통한 환율 압박 조치와 무역협정 연계 조치는 양자간 합의를 바탕으로 1년 이상의 유예기간을 정하고 있다. 즉 강제성이 없는 우회적인 제재수단이라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의회동의 없이 대통령 재량으로 가능한 일련의 조치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전면적인 통상마찰은 결국 승자 없는 전쟁일 뿐이다. 따라서 외환시장에서의 가격조정으로 서로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악화되는 무역수지를 바로잡을 수 있는 조치로 중국 위안화 강세를, 중국은 위안화 강세로 자금 유출 압력을 경감시킬 수 있고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라는 중장기 목표도 이어갈 수 있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 증시는 약 11% 상승했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 증시의 단순 연 평균 수익률과 흡사한 수치다. 약 두 달 동안 호재에 집중한 정책 기대감이 한 해 증시 상승률 수준으로 반영된 셈이다. 투자자들은 이제 냉정하게 기대감 장세 그 이후를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추가적인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고 호재보다는 약재에 민감할 수 있는 국면이다.


기대를 선 반영했기 때문에 트럼프 취임으로 증시가 단기간 급등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지만 그렇다고 급락 장세로 돌아서기도 쉽지 않다. 트럼프가 언급해 온 재정 정책, 보호무역주의, 감세 및 규제 완화 등을 강력하게 추진해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실행 여부는 1~3개월 후에나 윤곽을 잡아갈 것으로 보인다. 기대에 대한 실망 매물이 일정 부분 나올 수 있지만 구체적인 안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관망 장세의 성격이 짙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마찰이 적은 문제부터 풀어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문제가 부각되고 있지만 마찰이 적고 지지도가 높은 내부 인프라 투자, 감세, 규제 완화 등의 문제들도 공론화되고 실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약 이행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숨고르기 장세가 전개된다면 이미 소폭 하락한 국내 증시는 조정 위험 폭이 그보다 더 적은 2% 전후 수준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트럼프 행정부가 내거는 보호무역주의는 매우 다층적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미국에 대해 무역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상대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을 확대하도록 촉구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산 원유 혹은 항공기가 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와 같이 미국과 인접한 국가들인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세 도입은 다소 복잡하나 자동차 무역에 있어서 캐나다와 멕시코를 경유하는 제품에 대한 관세부가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 무역에 대한 개방압력도 높아질 것이다. 2015년 기준 미국 전체 무역수지 적자가 5000억달러 내외인데 상품무역에서는 적자가 7625억 달러에 달했다. 반면 서비스 무역에서는 2622억달러 흑자를 내는 구조다. 서비스 무역을 확대하려는 통상 압력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환율을 건드리지 않을 수 없는 구조다.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달러화가 약 10% 변하면 미국은 무역수지 적자폭(원유제외)이 GDP 대비 약 0.5%포인트씩 늘어나게 되는 구조다. 따라서 달러화 강세를 완화하고자 할 것이다. 중국에 대한 압박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미국의 경기회복 과정에서 빠르게 증가하는 수입수요는 당분간 미국이 안고 가야 할 문제다. 트럼프 통상정책이 적어도 올해까지는 한국의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이유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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