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팀 내 타율 1위·장타율 5위 맹활약
"WBC 예비엔트리 믿기지 않아, 꼭 가고 싶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박건우(27)는 프로야구 두산의 올 시즌 톱타자 후보다. 경찰청에 입대한 정수빈(27)의 빈자리를 메울 것이다. '호타준족'을 상징하는 20-20(홈런과 도루 스무 개 이상)도 그의 목표다.
그는 두산의 '화수분 야구'를 상징한다. 두산은 주축 선수가 빠져도 새얼굴이 등장해 공백을 빨리 메우며 강자의 자리를 지켜왔다. 박건우는 지난해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가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자 그를 대신해 맹활약했다. 132경기에 나가 타율 0.335(484타수 162안타)를 기록했다. 홈런 스무 개, 도루는 열일곱 개였다. 강타자가 즐비한 두산에서 주전 선수 타율 1위, 장타율(0.550) 5위를 했다. 20-20에 도루 세 개가 부족했다.
2009년 프로선수가 된 뒤 처음으로 1군에서 전 시즌을 보내며 두산이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는데 기여했다. 올해 프로 데뷔 9년 만에 처음으로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그의 연봉은 7000만원이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연봉 협상은 스프링캠프 전 마무리를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 보너스와 별개로 정규리그에서 보여준 활약만으로도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고 했다.
박건우는 주전 선수로 도약한 데 만족하지 않는다.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4일만 쉬고 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한 시즌 반짝 잘했을 뿐이다. 올해 좀 더 꾸준하게 활약하면서 당당하게 스타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했다. 상대 팀의 견제가 심해질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그는 "현명하게 대처하면서 타석에서 적극적으로 맞서겠다. 홈런과 도루를 많이 기록하고 싶다"고 했다.
야구 대표팀에서도 그를 주목한다. 박건우는 3월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1라운드를 시작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예비 명단(50명)에 올랐다. 외야수로 최종 엔트리(28명)에 들기를 기대한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면서 "대표팀에 꼭 뽑히고 싶다"고 했다. 가능성은 있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불참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사무국과 선수노조, 의사 등이 참여한 WBC 부상방지위원회에서 구단의 의견을 반영해 선수의 대표팀 차출을 결정한다. 텍사스는 추신수의 WBC 참가에 부정적이다. 결론은 20일쯤 나온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70)은 추신수의 합류 여부를 확인할 때까지 대체 선수 발탁을 미루기로 했다. 추신수가 빠지면 예비 명단에서 골라야 한다. 박건우와 나성범(28·NC), 박해민(27·삼성), 유한준(36·kt)이 외야수 후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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