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영장청구] 기업인 영장 발부 사례 보니..옥시·폴크스바겐 등 기각

12일 오전 특검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연합뉴스 제공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발부될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롯데, 옥시 등의 기업인에 청구됐던 구속영장은 번번이 기각됐는데 증거인멸이나 도주우려가 없는 기업인에 대해 충분한 반론권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16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대가로 최순실씨 모녀에 승마 지원을 한 혐의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18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심문은 조의연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24기)가 맡게 된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가습기살균제' 책임자 신현우 옥시 전 대표, '롯데비리' 사건 신영자씨, '대우조선비리'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등 최근 세간을 뒤흔든 굵직한 경제계 사건의 영장심리를 맡았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이들 사건의 영장심리에서 '법리상 논재의 여지가 있는 경우' 또는 '검찰 수사에서 사실로 밝혀진 혐의사실 여부' 등을 위주로 판단했다.

조의연 부장판사는 1750억 원대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의 영장실질심사에선 “법리상 다툴 부분이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가습기살균제사건으로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받은 존리 옥시 전 대표에 대해선 "지금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한 피의자의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와 구체적 사실관계에 대한 다툼의 여지 등에 비춰볼 때 구속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배출가스 조작 혐의 등으로 청구된 박동훈 전 폴크스바겐 사장의 영장실질심사에선 "수사진행 경과와 주요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 정도 내지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등에 비춰 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에 대한 1차 영장청구심사에서도 법원은 "주요 범죄 혐의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다.

통계상 법원의 영장 청구 기각률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법무부가 지난 10월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서울 은평갑) 의원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3만3995건이며 이 가운데 7905건이 기각돼 기각률이 23.25%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