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권창훈(23ㆍ수원 삼성)의 왼발이 프랑스 리그를 겨냥한다.
권창훈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의 디종FCO와 계약이 임박했다. 이르면 오는 22일(한국시간) 프랑스 디종 스타드 가스통 제라르 경기장에서 열리는 릴OSC와의 정규리그 21라운드 홈경기에서 데뷔할 수도 있다.
디종은 왼발잡이가 귀하다. 영국 축구전문매체 '트랜스퍼마켓'에 따르면 16일 현재 디종 1군의 스물여섯 명 중 왼발을 주로 쓰는 선수는 왼쪽 수비수 아놀드 부카 무투(28ㆍ콩고) 뿐이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풋볼'은 권창훈에 대해 "'박스투박스(Box-to-Box, 상대 페널티박스 안과 밖을 넘나드는) 미드필더'다. 왼발을 주로 쓰는 선수가 필요한 디종이 그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디종은 2012년부터 올리비에르 달로글리오 감독(52)이 이끌고 있다. 그는 프랑스 텔레비전 채널 '프랑스3'에 출연해 "나는 화려한 축구를 좋아한다. 때로는 공격 철학과 성적 사이에서 고민을 한다"고 했다. "공격 2선에서 패스하고 슈팅하기를 즐긴다"는 권창훈과 궁합이 맞는 팀이다.
디종은 권창훈의 완전영입을 위해 수원에 이적료 120만 유로(15억 원)를 냈다. 이는 미드필더 메흐디 아비드(24ㆍ175만 유로), 마빈 마틴(29ㆍ125만 유로)에 이어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리호승 수원 사무국장(53)은 "디종은 돈이 많지 않다. 15억 원은 이들 입장에서 적지 않은 금액이다. 디종에서 권창훈이 충분히 주전 선수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권창훈은 왼발을 잘 쓴다. 2015년 9월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한 라오스와의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 두 번째 경기(한국 8-0승)에서는 전반 30분 왼발로 국가대표팀 데뷔 골을 넣었다. 지난해 8월 1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마네 가힌샤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축구 C조리그 세 번째 경기(1-0 승)에서도 후반 32분 왼발로 결승골을 기록했다.
권창훈은 2010~2012년 수원 매탄고에 다닐 때부터 왼발이 무기였다. 당시 매탄고를 지도하던 고종수 현 수원 코치(39)로부터 왼발로 패스하고 슈팅하는 법을 배웠다. 권창훈은 "수원에서도 염기훈(34) 형이나 고종수 코치와 함께 왼발로 크로스하고, 프리킥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고 한 바 있다.
디종은 4승8무8패(승점 20)로 스무 팀 중 16위다. 강등권인 18위 앙제SCO와 승점이 같다. 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순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려면 주 무기인 왼발이 살아나야 한다. 박찬하 JTBC 해설위원(35)은 "1월 겨울 이적시장은 유럽 팀들이 즉시 전력감을 데려오는 시기다. 권창훈이 팀을 강등권에서 구하고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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