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연 인턴기자]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귀국 후 첫 일정으로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있는 국립현충원을 방문했다. 그는 이후 전직 대통령들의 묘역과 참전용사 묘역 등을 차례로 돌아보았다.
현충원은 전통적으로 대권 주자의 첫 공식 일정 장소로 거론되는 만큼 사실상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반 총장은 지난 8일 첫 공식 일정으로 현충일 참배를 결정한 다음 방명록에 쓸 글귀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국과 민족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바치신 순국선열과 호국 장병께 깊이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지난 10년간 UN 사무총장으로서 세계 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하였습니다"라며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썼다. 끝으로는 "대한민국의 무궁한 발전을 굽어살피소서!"로 마무리를 지었다.
반 전 총장은 현충탑에 분향·묵념하고 전직 대통령과 참전 용사 묘역을 찾았다. 전직 대통령 묘역 참배는 안장된 순서에 따라 이승만, 박정희, 김대중, 김영삼 대통령 순으로 이뤄졌다.
그는 이어서 '아웅산 테러' 희생자 묘역, 애국지사 묘역, 6.25 참전용사 묘역, 월남전 참전용사 묘역, 학도의용군 무명용사 묘역을 차례로 돌아봤다.
그 후 반 전 총장은 광화문에 마련된 캠프 사무실에 들를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대신 광화문에 캠프를 차리기로 한 것은 '여의도 정치'와 다소 거리를 두려는 의미가 크다. 촛불 민심도 어느 정도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도 보인다.
그는 이후 부인 유순택 여사와 자택까지 지하철을 타고 귀가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당분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 진도 팽목항, 부산 유엔묘지, 경남 김해 봉화마을, 대구 서문시장 등 전국의 주요 장소를 돌며 귀국 행보를 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혜연 인턴기자 hypark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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